2014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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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 속 과학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 속 과학

요즘 브라질월드컵으로 많은 사람이 재미있는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새벽까지 잠 못 들고 있습니다. 유명한 축구 선수들의 활약과 누가 이길지 내기하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월드컵을 즐기는 가운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강한 팀들이 유난히 골을 많이 내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실력과 팀워크의 문제도 있겠지만 새로운 공인구인 '브라주카'의 스피드가 높아서 골키퍼들이 공을 막는 데 애를 먹는 것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는 어떻게 빠른 스피드와 정확성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공인구는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번 기사에서 함께 월드컵 공인구의 역사와 브라주카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지금의 '브라주카'가 되기까지

1930년 첫 월드컵 당시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서로 자국의 공을 쓰겠다고 다툼을 벌여 전반전에는 아르헨티나의 공을 후반전에는 우루과이의 공을 사용한 에피소드 이후 공인구의 필요성을 느낀 FIFA는 월드컵 주최국에서 만든 축구공을 공인구로 지정해 사용했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당시 공의 규격은 68~70cm 사이의 크기면 문제가 없었으므로 우루과이의 공이든 아르헨티나의 공이든 크게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정도였지만 우루과이에서는 어쩐지 아르헨티나의 공이 더 작다고 항의를 하였고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공을 썼던 전반전은 아르헨티나가 2-1로 앞서다가 공을 우루과이 공으로 바꾼 후 경기는 4-2로 우루과이의 역전승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1930년 첫 월드컵 당시 사용된 우루과이의 공(왼쪽)과 아르헨티나의 공 (오른쪽) ⓒ위키피디아

▲ 1930년 첫 월드컵 당시 사용된 우루과이의 공(왼쪽)과 아르헨티나의 공 (오른쪽) ⓒ위키피디아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와 체코슬로바키아의 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8분 전 1-0으로 체코 슬로바키아가 앞서던 와중에 주최국 이탈리아 공격수가 슛을 했는데 이 공은 신기하게도 크게 감겨 들어가 1-1이 되었고 연장전에서 골을 넣었던 이탈리아가 우승을 하게 됩니다.

최초로 18개의 가죽 조각으로 만들어진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공인구 ⓒ위키피디아

▲ 최초로 18개의 가죽 조각으로 만들어진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공인구 ⓒ위키피디아

이후 그 공격수는 다시 같은 슛을 사진기사들 앞에서 차보려고 했지만 빈 골대에 대고 20번을 시도했음에도 다시는 그런 궤적의 슛을 찰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당시의 공인구의 내구력이 좋지 않아서 공이 경기 도중 약간 일그러지면서 그런 슛이 나왔다고 추측될 뿐입니다.

그 후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1966년 영국 월드컵까지 18개의 가죽 조각으로 만들어진 공인구가 꾸준히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에 적용된 주요 기술은 얼마나 공을 꿰매는 데 들어간 실밥에 압박을 덜 줌으로써 내구성을 견고히 하는지가 관건이었다고 합니다.


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는 공인구로 선택된 칠레 자국에서 만든 공의 품질이 심각하게 나빠서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공이 물을 잔뜩 흡수해버리고 강한 햇빛에 의해 공 색깔이 변해버리자 개막전 심판이 사용 불가로 판정해버리면서 유럽에서 만든 공을 공수해와서 썼다고 합니다.

1966년 영국 월드컵에서는 최초로 공인구에 대한 신뢰도가 대두하면서 영국 축구 협회에서는 여러 회사에서 만든 공에 대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여 선택된 공을 만든 회사를 공인구 제작회사로 지정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1963년부터 아디다스는 대다수의 당시 축구공이 차기에 무겁고, 발조차 아픈 때에 더 나은 공을 만들고자 개발을 거듭했고, 1970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FIFA로부터 공인구 공급 회사로 지정되어 아직도 꾸준히 공인구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공인구는 FIFA로부터 공식명칭을 부여받아 불리게 됩니다. 1970년 텔스타를 시작으로 FIFA가 승인한 공인구는 텔스타(1970년, 1974년), 탱고(1978년, 1982년), 아즈테카(1986년), 에트루스코(1990년), 퀘스트라(1994년), 트리콜로(1998년), 피버노바(2002년), 팀가이스트(2006년), 자블라니(2010년), 그리고 올해 브라주카(2014년)로 총 11개가 만들어졌으며 시대가 지날수록 점차 진화했습니다.

70, 74년도에 사용된 공인구 텔스타 ⓒ위키피디아

▲ 1970, 1974년도에 사용된 공인구 텔스타 ⓒ위키피디아

1970년, 1974년 월드컵에 사용된 '텔스타'는 검은색 5각형 검은 가죽 조각(12개), 6각형 흰색 가죽 조각(20개) 총 32개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텔스타'는 당시 축구공이 갈색 또는 주황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당시의 흑백 TV에 더 잘 나오게 하려고 제작된 공으로 외형으로는 1978년 월드컵 공인구인 '탱고'와 함께 아직도 가장 널리 알려진 축구공입니다. 텔스타라는 이름 자체도 '텔레비전 스타(Television Star)'의 약자라고 합니다.


78, 82년 공인구 탱고(왼쪽)와 탱고 에스파냐(오른쪽) ⓒ위키피디아

▲ 1978, 1982년 공인구 탱고(왼쪽)와 탱고 에스파냐(오른쪽) ⓒ위키피디아

78년 월드컵 공인구인 '탱고의 경우 기존의 가죽과 폴리우레탄 소재를 써서 탄력과 회전력을 상승시켰으며, 축구공 표면에 패널을 붙어 당시에 거의 완벽한 구 모양을 실현했습니다. 82년 공인구인 '탱고 에스파냐'의 경우 최초로 혁신적인 방수처리가 된 봉합실이 사용되었고, 가죽과 폴리우레탄을 섞어서 사용하기 시작하게 되었으며, 폴리우레탄 코팅으로 방수가 더 효과적으로 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86,90년 공인구 아즈테카(왼쪽)와 에트루스코 유니코(오른쪽) ⓒ위키피디아

▲ 1986,1990년 공인구 아즈테카(왼쪽)와 에트루스코 유니코(오른쪽) ⓒ위키피디아

1986년 월드컵 공인구인 '아즈테카'는 최초로 가죽소재에서 벗어나 순수 폴리우레탄 인조 합성가죽을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공을 싸고 있는 다양한 층 중에서 라텍스 층은 안정성과 찢어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제공하였습니다. 네오프렌층은 완벽한 방수를 제공하였고, 바깥층의 폴리우레탄 소재는 공이 더 반발력을 가질 수 있도록, 잘 마모되지 않도록 하여 월드컵이 열린 높은 고도, 습한 기후, 딱딱한 그라운드 조건에도 선수들이 최고의 활약을 할 수 있도록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이후 1990년 월드컵 공인구인 에트루스코 유니코는 이전 월드컵의 인조소재의 뛰어남에 고무되어 안쪽 가죽을 검은 폴리우레탄소재로 사용하게 되었고 이는 더 빠르고 탄성이 좋은 공이 탄생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94년, 98년 공인구 퀘스트라(왼쪽)와 트리콜로(오른쪽) ⓒ위키피디아

▲ 94년, 98년 공인구 퀘스트라(왼쪽)와 트리콜로(오른쪽) ⓒ위키피디아

1994년 월드컵 공인구 '퀘스트라'는 5가지의 소재를 사용하였으며 그중 하나는 고탄력 폴리에틸렌을 사용하였고 외부는 폴리우레탄으로 처리하였습니다. 이로써 더 폭신한 느낌이 들게 하여 드리블을 더 능숙하게 할 수 있었고, 공의 탄성이 향상되어 더욱 막기 어려운 공이 되었습니다. 98년 공인구 '트리콜로'는 최초로 검은색-하얀색 바탕의 축구공에서 벗어난 디자인의 공인구로 신택틱 폼(Synthetic foam)이라는 신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이 소재는 가스를 충전시킨 작은 캡슐들을 빼곡히 넣어 축구공의 반발력을 향상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 캡슐들은 공을 찰 때 가해지는 운동 에너지를 같게 작용하도록 하여 더 강력하게 날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표면을 최대한 매끄럽게 가공해 공기저항을 줄였습니다.


02, 06년 공인구 피버노바(왼쪽)와 팀가이스트(오른쪽) ⓒ위키피디아

▲ 02, 06년 공인구 피버노바(왼쪽)와 팀가이스트(오른쪽) ⓒ위키피디아

2002년 공인구인 '피버노바'는 아디다스의 3년간 연구 끝에 개발된 공으로 6개의 층으로 되었는데 제일 안쪽은 천연고무 소재를 사용하였고, 그 위에 세 겹의 섬유와 신택틱 폼, 폴리우레탄 소재, 그 위에 광택 효과를 내주는 이리오딘(Iriodin)이라는 안료를 사용하였고 마지막을 투명한 폴리우레탄 마모방지용 코팅을 한 복잡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버 노바 보다도 더 많은 공을 들였던 06년 공인구인 '팀가이스트'는 기존 32개의 조각이 아닌 14개의 조각으로 이뤄진 공이었습니다. 조각 수를 줄임으로써 이전의 공들에 비해 15% 정도 조각이 만드는 접선 총 길이를 짧게 해주었고, 3개의 접선이 이루는 접점의 개수가 60% 정도 줄어들게 하여 더욱 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게 해주었습니다. 이는 곧 힘에 대한 정확한 반응력을 가진 최고의 공이 되도록 해주었습니다. 이 밖에도 팀가이스트는 방수성능을 개선하여 경기중 비가 와도 공의 무게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최초로 각 경기별로 팀 이름, 경기장 이름, 그리고 경기 날짜가 프린팅된 공을 사용하였습니다.


10,14년 공인구 자블라니(왼쪽)와 브라주카(오른쪽) ⓒ위키피디아

▲ 10,14년 공인구 자블라니(왼쪽)와 브라주카(오른쪽) ⓒ위키피디아

2010년 공인구 '자블라니'는 가죽 수가 팀가이스트 14조각에서 8조각으로 더 줄어들어서 더 완벽한 구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공기 역학 기술이 접목된 최초의 공으로 미세돌기를 사용해 안정적이고 정확한 슈팅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했지만, 흔들림이 많고 안정성이 떨어져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공인구이기도 합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는 가죽 수가 6개로 더 줄어 원에 가까운 형태가 되었으며 미세돌기, 공기역학, 방수 등 모든 부분의 과학기술이 총동원되어 만들어진 공으로 자블라니의 문제점이 보완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을 거듭한 공인구들 그 중에서도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공인구인 '브라주카'는 기존의 공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공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브라주카의 빠른 속도와 정확성의 비밀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브라주카 정확성의 비밀

▲ 브라주카의 정확성에 대한 뉴스 ⓒKBS News

브라주카는 역대 최고로 적은 수의 가죽을 사용해 만들어진 공으로 가장 원형에 가까운 공입니다. 공을 이루는 조각 수가 적어질수록 원형에 가까워지고 이음매가 적어지고, 길이는 늘어나는데 이는 이음매가 짧고, 많은 공에 비해 더 매끄러워 공의 어디를 차더라도 같은 힘과 회전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브라주카는 그 밖에도 공을 이루는 가죽 6개가 모두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어 다른 모양의 가죽 조각을 사용했던 10년 공인구 '자블라니'에 비해 불규칙성이 적어져 더 정확한 패스와 볼 콘트롤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게 바로 정확성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라주카 돌기의 비밀

브라주카의 늘어난 속도의 비밀은 바로 '미세돌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이 날아갈 때는 여러 가지의 과학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날아가는 공이 휘는 '바나나킥'에서 찾을 수 있는 '마그누스 효과', 호날두 선수의 '무회전 킥'에서 볼 수 있는 '카르만 소용돌이 효과'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브라주카의 속도의 비밀인 '미세돌기'는 바로 골프공의 딤플과 같은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골프공 표면에 딤플의 경우 난류를 만들어 전면과 후면의 압력차이를 줄여준다 ⓒOnlord

▲ 골프공 표면에 딤플의 경우 난류를 만들어 전면과 후면의 압력차이를 줄여준다 ⓒOnlord

앞서 브라주카의 경우 가죽 수가 줄어들어 더욱 매끄러워진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공이 매끄러워지면 날아가면서 공기의 저항이 심해집니다. 전면의 압력과 후면의 압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이 날아가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인데 브라주카는 돌기를 이용해 난류를 만들어 내어 전면과 후면의 압력차이를 줄어들게 만들어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빠른 속도로 공이 날아가는 것입니다.

* 마그누스 효과 : 물체가 회전하면서 유체 속을 지나갈 때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휘어지는 현상입니다.
* 카르만 소용돌이 효과 : 기둥 모양의 물체를, 적당한 속도로 유체 속에서 움직이거나 균일한 흐름 속에 놓아둘 때 발생하는 소용돌이로, 물체의 좌우 양쪽에 번갈아 반대방향으로 도는 소용돌이가 발생해 규칙적으로 2줄로 늘어서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브라주카에 숨어있는 과학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월드컵을 즐기시면서 축구 속의 과학적인 내용을 알고 관람하신다면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는 월드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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