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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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 VS 아인슈타인 우주상수

아인슈타인의 실수

아인슈타인

우리가 아는 아인슈타인은 어떤 사람일까요?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이론 물리학의 천재?
특수상대성이론,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바꿔버린,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끈 학자?
대부분 독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아인슈타인은 이렇듯 훌륭한 업적을 남긴 천재일 것입니다.
그런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하죠? 아인슈타인도 물리학의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과연 그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물리학 분야에서 저지른 일생일대의 실수는 무엇일까요?


세기의 대결, 보어 VS 아인슈타인

1900년대 초반 과학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끌었던 학자들의 모임, 솔베이 회의를 기억하시나요? 1927년 10월 24일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5차 솔베이 회의. 바로 이곳에서 아인슈타인은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함께 큰 변혁을 이끈 학문이 바로 양자로(Quantum theory)입니다. 전자와 같은 입자들 의 운동이 확실히 정해진 것이 아닌, 단순히 확률에 의해서 정의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여러분께서 고등학교 때 보셨을 보어 모형도 양자론의 태동에서 비롯된 이야기입니다.현대 과학에서 양자론이 없는 과학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데 요. 놀랍게도 아인슈타인은 양자론의 존재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양자론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아인슈타인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네."

보어
"신의 주사위 놀이는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네.
신이 왜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지 잘 생각해보게나."



아인슈타인과 보어 ⓒ위키백과

▲ 아인슈타인과 보어 ⓒ위키백과

양자론을 주장하는 당시 학자들, 그 중심에는 양자론의 아버지 보어가 있었습니다. 당시 솔베이 회의에서 있었던 보어와 아인슈타인의 논쟁은 지금까지도 물리학사에서 꽤 유명한 일화입니다.양자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에게 아인슈타인은"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네."라며 조롱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주사위놀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양자론이 세상을 확률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당시 물리학에서 이미 어마어마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아인슈타인이 후배에게 조롱 섞인 조언을 했을 때, 이를 당당히 맞선 사람이 보어입니다. 우리의 자연은 양자론으로 기술된다는 것은 자명하며, 아인슈타인의 주장은 틀렸다고 당당히 맞섰습니다.
총 6일 동안 솔베이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아인슈타인과 보어는 여러 사고실험을 제시하며 반박하고, 또 반박하는 과정을 계속 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논쟁은 보어의 승리로 끝납니다.


아인슈타인, "우주상수는 내 인생 최대의 실수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여러분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반 상대성이론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잘 모르실 겁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상대성이론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됐을 때,상대성이론을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은 단 3명 밖에 없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아인슈타인의 인생 최대 실수 두 번째, 우주상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상대성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자 합니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법이니, 우리도 그 3명에 들어가기 위해 상대성이론을 조금 공부해볼까요?

일반상대성 원리를 나타내는 모형이미지 ⓒ위키피디아

▲ 일반상대성 원리를 나타내는 모형이미지 ⓒ위키피디아


특수상대성이론 이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제안하는 데는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도 10년 동안 고민한 이론. 그것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 중력"입니다. 세상에는 네 가지 힘이 존재합니다.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 강력(Strong force), 약력(Weak force), 그리고 중력 (Gravitational force)입니다. 이 네 가지 힘 중 행성, 은하, 우주 등 거시적인 세계를 기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의 가장 중심에 있는 아인슈타인 방정식,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리학에서 변환(Transformation)은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데요.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에서 변환 규칙을 조금 다른 것을 썼습니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갈릴레이가 아닌 로렌츠 변환을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민코우스키(Minkowski)공간에서 pseudo-Rimann…….

자, 여기까지 물리학도의 외계어였고요. 여러분은 이 방정식을 이해하지 못하셔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들어있는 물리적 의미입니다.일반상대성이론,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이 이야기하는 결론은 시공간이 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 섹션의 처음에 보신 그림처럼 말입니다. 시공간에 곡률이 있다, 중력이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이 두 가지만 알면 여러분은 이 식을 충분히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식에서 딱 한 개만 주목해서 보고자 합니다. 식의 맨 마지막에 붙어있는 λ!바로 이 섹션의 제목이었던 우주상수(Cosmological constant)입니다.

아인슈타인 방정식에 등장하는 우주상수.

▲ 아인슈타인 방정식에 등장하는 우주상수

우주의 탄생부터 팽창까지를 나타낸 그림, 처음에 매우 작은 질량점으로부터 시작해 지금의 모습까지의 과정으로  이 팽창우주론은 허블의 법칙 덕분에 확인할 수 있었음. ⓒ위키백과

▲ 우주의 탄생부터 팽창까지를 나타낸 그림, 처음에 매우 작은 질량점으로부터 시작해 지금의 모습까지의 과정으로 이 팽창우주론은 허블의 법칙 덕분에 확인할 수 있었음. ⓒ위키백과

에드윈 허블 ⓒ위키백과

▲ 에드윈 허블 ⓒ위키백과

위 식의 모든 외계어는 잊어버리시고, 우리의 우주상수 문제로 돌아와봅시다. 여러분은 팽창우주라는 말을 한 번씩은 들어보셨을텐데요. 아시는 것처럼 우주는 팽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살던 시절에는 그것이 확실시 되지않았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전통적으로 우주는 정적이라고 믿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을 전개하며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풀어보니, 우주가 동적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를 만들기 위해 우주상수를 식에 집어넣었습니다.

천문학의 슈퍼 히어로, 허블의 등장으로 아인슈타인은 결국 두 손 두 발을 다 들게 됩니다. 허블이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고, 우주는 정적이지 않고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냅니다. 관측으로 너무나도 명확히 증명이 되니,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이 도입했던 우주상수를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부르고, 우주상수를 폐기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최근에 암흑에너지의 발견으로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는 다시 재기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우리가 이해하는 물질은 겨우 4%에 불과하고, 우주 전역을 채우고 있는 70% 가까운 암흑에너지의 존재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텐데요. 이 암흑에너지의 유력한 가능성이 바로 우주상수 안에 있습니다. 결국 아인슈타인이 "우주상수는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했던 말이 오히려 실수였던 것입니다. 최근에 들어서 우주상수는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이스라엘 인문과학 아카데미 정원에 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동상 ⓒ위키백과

▲ 이스라엘 인문과학 아카데미 정원에 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동상. ⓒ위키백과


지금까지 아인슈타인의 두 가지 실수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제 아무리 천재 학자라도 자신의 지식을 너무 과신하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을 통해 학자의 겸손한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기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IBS블로그 기자단 강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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