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전시물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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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대부분 화학반응의 결과물이다. 화학반응은 일반적으로 농도, 온도, 수소이온농도(pH) 또는 빛 등을 이용하여 조절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조금 더 특별한 방법도 있다. 바로 소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연구진은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소리를 이용해 복잡한 화학 반응을 제어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그렇게 이 작품이 탄생했다. 스피커의 소리는 접시 안에 물결 패턴을 만들고, 이러한 물결은 공기 중 산소를 용해시키고, 용액 안의 염료 분자와의 섞임을 조절한다. 이 작품은 선명한 파란색 염료 분자의 산화반응을 소리로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실험 과정에서 찍은 사진이다. 모양이 다른 그릇 위에 주파수 생성기, 스피커 등의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언젠가는 자연의 소리를 붓으로 사용해 더 복잡하지만 심미적 패턴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벌써부터 그 케미, 즉 화학반응이 만들어낼 장관이 기다려진다.
찰나의 순간에 빛을 쏘는 '펨토초 레이저'가 광활한 밤하늘에 은하를 만들었다. 펨토초 레이저가 1000조 분의 1초 만에 만든 길을 따라 칼슘루테네이트(Ca2RuO4) 단결정 시료는 파괴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 모습이 마치 마치 행성의 궤도처럼 뚜렷한 선으로 나타났다. 칼슘루테네이트(Ca2RuO4)는 물질 내 전자들이 서로 강한 영향을 주고받는 강상관계 물질이다. 강상관계 물질은 전자 구조와 격자 구조 사이 강한 상관관계로 인해 물리적 접촉 없이 빛만 흡수해도 시료가 파괴될 정도로 구조가 크게 변할 수 있다. 시료를 붙이기 위해 사용된 붉은 접착제는 죽음을 맞이하고 폭발하는 별, 초신성이 떠오른다. 검은색의 칼슘루테네이트(Ca2RuO4) 시료는 칠흑 같은 우주의 어둠을 보여주고 파괴된 시료의 파편들은 우주 속 흩뿌려진 행성들을 연상시킨다. 마치 은하처럼.
4축 단결정 X-선 산란(SC-XRD)은 물질의 구조와 결정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실험방법이다. x-선 산란 실험을 수행하면 역격자 공간에서의 물질 구조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실험을 수행하는 각도와 조건에 따라 때때로 신기한 패턴이 나타난다. 본 이미지는 바나듐셀레나이드(VSe2)의 구조를 X-선 산란 실험으로 28K(-245℃)와 300K(27℃)에서 관측한 결과다. 역격자 공간의 패턴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니모(흰동가리, 물고기)와 닮아 있다. 이에 착안해 니모가 잃어버렸던 아버지 말린과 만나는 모습을 구현해보았다. 이미지의 흐릿한 경계선과 표면의 점, 화려한 색이 어두운 바탕색에 대비되어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마이크로RNA는 발생, 노화, 암, 분화, 면역 등 생명현상 거의 모든 분야에 관여한다. 마이크로RNA는 드로셔와 다이서 단백질의 연속적인 두 단계 절단과정으로 생성된다. 본 작품은 처음 발견된 지 12년 만에 그 구조가 풀린 드로셔 단백질의 밑 부분 모양이다. 드로셔는 다이서와 같은 골격(빨간색, 초록색)을 갖고 있으면서 드로셔만의 고유한 구조(노란색, 하얀색)를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드로셔가 다이서로부터 분지되어 나와 새로운 기능을 갖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의 벌집 모양을 이루는 2차원 평면 구조다. 매우 얇아 투명하면서도 전기와 열 전도도가 우수해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위 이미지는 그래핀 합성에 널리 쓰이는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을 사용하여 구리 박(薄)위에 그래핀을 합성한 것이다. 육각형의 격자로 형성되는 그래핀의 결정학적 특성상 그래핀은 육각형 혹은 육각별과 같은 특정 모양으로 성장한다. 이미지에 주로 보이는 낙엽은 그래핀이고 배경은 구리 박이다. 주사 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을 이용해 촬영한 위 이미지가 마치 눈 위에 떨어진 낙엽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