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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12 고무처럼 쭉쭉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QLED
플렉서블/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에서 양자점 나노입자를 활용한 고성능 스트레처블 Q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했는데요. 이번 연구의 의미와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개념을 참여 연구진이 직접 알려드립니다.
형태 가변형 디스플레이란?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시각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해주는 전자 장치로서, 현대 전자기기에서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 등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며 우리는 일상 대부분의 순간을 디스플레이와 함께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모양 등 제품 형태(폼 팩터)도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약 20년 전만 해도 TV, PC 모니터 등 다소 단조로운 폼 팩터 위주였다면, 현재는 모바일 기기, 자동차 내부, 유리창,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사물들에 디스플레이가 내장되며 다채로운 제품군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나 공정 등을 포함한 유연 전자소자 기술의 발전은, 기존 평면 위주의 디스플레이에서 곡면을 포함한 새로운 폼 팩터를 가진 디스플레이의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모양을 바꿀 수 있는 형태 가변형 디스플레이 기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형태 가변형 디스플레이는 미학적으로 유려할 뿐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별 자유로운 스크린 활용 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최근 50대 국가전략 중점기술로 선정되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경쟁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면?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폴더블 스마트폰 모델의 성공적인 상용화 사례 이후, 유수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종이처럼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여러 번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차세대 형태 가변형 디스플레이의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면을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기존의 플렉서블 및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비해 더욱 높은 형태 자유도를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폼 팩터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큰 해결 과제는 변형이 가해졌을 때 발광소자를 비롯한 각종 내부 전자부품들이 본래의 성능을 유지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기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대부분은 단단한 기계적 성질을 가지므로, 디스플레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꼭 필요합니다. 첫 번째 방식은 단단한 발광소자 사이를 독특한 구조를 가진 신축성 배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며, 마치 섬을 다리로 잇는 모양새와 비슷하다고 하여 ‘섬-다리 구조(island-bridge)’라고도 불립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변형은 신축성 배선부에 집중되어 발광소자는 원래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신축 시 화면에서 발광부가 차지하는 면적 비율(필 팩터)이 감소해 화질이 떨어지고, 발광부와 배선부 간 계면의 기계적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에 대안으로 전극, 발광층 등 모든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들을 기존의 단단한 소재에서 연하고 늘어나는 성질을 가진 새로운 소재로 대체하는 방식인 ‘본질적인 신축성(intrinsically stretchable)’ 방식이 새롭게 제안됐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최근 많은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대표적 개발사례로는 2022년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보고한 본질적 신축성을 갖춘 유기 발광소자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본질적 신축성 발광소자는 휘도(밝기) 등 소자 성능이 매우 낮다는 단점(최대 휘도 7,450니트, 구동 전압 15V)이 있어, 관련 소재 및 공정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두 가지 접근 방식
고무처럼 늘어나는 고성능 스트레처블 QLED를 개발하다
논문명: Intrinsically stretchable quantum dot light-emitting diodes, Nature Electronics 2024
본질적 신축성 발광소자의 성능을 극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필자가 속한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팀은 발광층 소재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연구팀은 10nm 크기의 매우 작은 나노입자인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을 탄성체와 혼합해 균일한 나노복합체 박막을 형성하고, 이를 발광층으로 사용하는 스트레처블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를 개발했습니다. 양자점의 경우, 기존 본질적 신축성 발광소자들이 발광체로 사용했던 고분자 발광체에 비해 높은 양자 효율과 우수한 광학적 특성을 갖고 있어 휘도, 색 재현력 등의 발광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스트레처블 QLED와 핵심 발광소재인 신축성 양자점 나노복합체
새롭게 개발된 양자점 복합체 박막을 활용해 제작된 스트레처블 QLED의 최고 휘도는 1만5,170니트(nits), 구동 전압은 6.2V로 지금까지 개발된 신축성 발광소자의 성능을 대폭 혁신했습니다. 해당 소자는 최대 1.5배 늘려도 기계적 손상이나 발광 성능의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등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고해상도 패터닝 기술도 새롭게 개발해 적색(R), 녹색(G), 청색(B)을 띄는 신축성 양자점 발광층을 모두 함유한 풀컬러 스트레처블 QLED 소자를 구현했습니다. 해당 결과는 전기/전자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Nature Electronics (IF 34.3)’에 올해 4월 보고됐습니다.
스트레처블 QLED를 늘렸음에도 발광 성능이 유지되는 모습
스트레처블 Q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려면?
우리 연구진이 구현한 스트레처블 QLED는 고해상도, 고색 재현력이라는 장점을 살리면서 신축 시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등 높은 응용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 기술은 자동차 내부 곡면 디스플레이 등 기존 플렉서블이나 폴더블 폼팩터로는 구현이 어려운 곳에 적용될 수 있으며, 자유 형상 디스플레이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를 비롯한 연구진은 현재에도 후속 연구를 통해 기술 성숙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 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K-디스플레이의 초격차 유지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스트레처블 QLED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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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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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11 DNA 손상과 복구 끊임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
거리 지나다 보면 곳곳에 패인 도로나 무너진 담장 등을 복구하는 공사 현장들을 자주 마주치곤 합니다. 그런데 매일 우리 몸 속 DNA에서도 유전정보를 복구하는 공사가 이뤄진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DNA 손상 복구과정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건강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고마운 친구, DNA 손상 복구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우리 몸을 만들어내는 유전정보는 DNA 안에 암호화되어 있습니다. 마치 바코드처럼 저장된 유전정보는 전사와 번역 과정을 통해 생명 활동에 필요한 핵산(RNA 등)과 단백질로 발현되고, 이 핵산과 단백질의 복잡한 작용이 인간과 같은 개체 단위 생명현상의 근간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의 유전정보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유전정보는 매일 수많은 위협을 맞닥뜨립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적어도 일부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해야 하는데,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DNA 복제 단계에서는 피할 수 없는 돌연변이가 생기곤 합니다. 우리 몸 안의 DNA 복제단백질들은 매우 높은 정확도로 일을 하지만 그 정확도가 100%는 아니니까요.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물질, 특히 ‘발암물질’로 규정되는 물질들은 많은 경우 DNA에 직·간접적인 손상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손상은 DNA 상에 크고 작은 돌연변이들을 남기게 되고, 이 돌연변이의 축적은 암과 퇴행성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 세포 내에는 단세포 생물 때부터 진화시켜온 다양한 종류의 DNA 손상 복구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DNA 손상 종류에 따라 그에 맞는 복구과정을 알맞게 사용하는 덕에 우리의 유전정보는 비교적 오랜 기간 안전하게 유지되고, 인간이 오랜 세월을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비유하자면 DNA 손상과 DNA 손상 복구과정은 지금도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DNA 손상 복구 메커니즘
다양한 종류의 손상 복구 메커니즘이 존재하며, 각기 다른 DNA 손상(DNA lesion)에 따라 알맞은 복구과정을 사용한다.
(출처: Dall'Agnese, Giuseppe et al. “Role of condensates in modulating DNA repair pathways and its implication for chemoresistance.” The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vol. 299,6 (2023): 104800. doi:10.1016/j.jbc.2023.104800)
DNA 두 가닥이 모두 끊어졌을 때
활성산소, 방사선 등의 강력한 DNA 손상 물질은 DNA 분자의 화학결합을 부술 수 있고, 이로 인해 DNA 이중 나선이 모두 잘리게 되는 것을 ‘DNA 이중나선 절단(DNA double-strand break)’ 이라 합니다. 한 세포 내에서 하루에 10~50개가량의 DNA 이중나선 절단이 일어나게 되는데, 다른 종류의 DNA 손상보다는 그 수가 적지만 적절히 복구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돌연변이나 세포 사멸 등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DNA 이중나선 절단의 또 다른 무서운 점은, 절단된 DNA를 다시 이어 붙여도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나 염색체가 재배열(chromosomal rearrangement)되는 등의 부작용들이 빈번하게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작용들은 주로 DNA 이중나선 절단의 주된 복구 방식 중 하나인 ‘비상동성 말단 접합(nonhomologous end joining, NHEJ)’의 사용으로 나타납니다. DNA 이중나선 절단의 위험성이 큰 만큼, 미래의 유전체 안정성을 희생해 현재의 큰 문제를 해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동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 과정
상동재조합 과정은 분열 중인 세포에서 사용 가능한 DNA 양가닥 절단 손상 복구 방식입니다. 앞서 언급된 ‘비상동성 말단 접합’과는 달리, 세포 주기 중 합성기(S)를 지나면서 복제된 상동염색체의 온전한 유전정보를 복사해 가져오는 방식으로 복구를 진행하므로 손상 복구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유발하지 않는 안전한 손상 복구과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동재조합 과정은 다양한 손상 복구 단백질이 차례로 관여하는 정교한 분자적 메커니즘을 요구합니다. 먼저, 말단 절제(end resection) 과정은 DNA 손상 위치 주변에 붙은 단백질이나 복잡한 구조를 제거하며 DNA 이중 가닥을 단일 가닥으로 절제해 냅니다. 단일 가닥으로 노출된 DNA는 상동 염색체 상응하는 정상의 DNA 염기 서열로 침투하여, 그 상보적 염기 서열을 주형으로 DNA를 합성해 손상됐던 유전 정보를 다시 복구합니다.
상동재조합과 같은 DNA 손상 복구과정은 복잡한 분자적 메커니즘이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복구 중에 문제가 생긴다면 오히려 더 큰 유전체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상동재조합 과정에서 새로운 현상 발견
상동재조합 과정의 초기단계인 말단 절제 과정에도 역시 다양한 종류의 손상 복구 단백질이 참여합니다. 저희 연구진은 DNA 복제 과정에 관여하는 고리 형태의 PCNA 단백질이 말단 절제 과정에 관여함을 밝혀냈습니다. MRN(MRE11-RAD50-NBS1) 단백질 복합체의 작용으로 말단 절제 과정이 시작되면 PCNA가 DNA 이중나선 절단 위치로 이동하고, 암 억제 단백질로 알려진 ATAD5 단백질이 PCNA를 다시 말단 절제 지점으로부터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말단 절제 과정에 끼어들게 된 PCNA는 MRN 복합체의 작동을 저해했고, 특히 ATAD5 단백질의 결핍으로 PCNA가 말단 절제 지점에 계속 남으면 말단 절제 과정뿐만 아니라 상동재조합 과정 전반이 저해됨을 확인했습니다. 상동재조합 복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포는 오류를 유발하는 복구 시스템(Polymerase Theta mediated end joining, TMEJ)을 대안으로 선택해 생존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 결과로 돌연변이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림 2] DNA 이중나선 절단 부위에 쌓인 PCNA가 상동재조합 복구 결함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정상 세포(왼쪽 그림)에서는 이중나선 절단 위치로 이동한 PCNA가 ATAD5 단백질에 의해 분리되고, 이후 말단 결합 단백질 KU70/80 제거를 포함한 후속 상동재조합 과정이 진행된다. ATAD5 결핍 세포(오른쪽 그림)에서는 이중나선 절단 부위에 PCNA가 남아있게 되고, 단거리 말단절제를 방해하여 후속 상동재조합 복구과정을 저해한다.
DNA 손상 복구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암이나 유전병 치료 기술의 근간이 됩니다. 저희 연구진이 규명한 상동재조합 과정 속 ATAD5 단백질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상동재조합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여, 향후 임상에서 사용 가능한 치료법의 분자적 메커니즘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논문명: Short-range end resection requires ATAD5-mediated PCNA unloading for faithful homologous recombination, Nucleic Acid Research, 2023
안정적인 DNA 손상 복구는 언제나 도움이 될까?
DNA 손상 복구과정은 생명체의 유전체 안정성을 유지하는 수호자로 비유되곤 합니다. 안정적인DNA 손상 복구는 해당 개체의 생명과 세대를 넘는 유전정보의 안전을 보장하죠. 그러나 안정적인 DNA 손상 복구가 도리어 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암’이 발병한 경우입니다.
암의 종류마다 차이가 있지만, 암세포가 안정적인 DNA 손상 복구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못한 암세포와 비교해 항암 반응성이 좋지 않고 환자의 예후가 나쁜 경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항암치료제는 암세포의 DNA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DNA 손상 복구과정이 안정적인 암세포는 항암 치료제에 쉽게 저항성을 갖게 되는 것이죠.
최근 일련의 연구에서는 암세포에서 많이 나타나는 바르부르크 효과*(Warburg effect)로 인한 젖산의 축적이 암세포 내에서의 상동재조합 과정을 촉진시키고, 높은 젖산 수준에 기인한 높은 상동재조합 활성은 암 환자의 좋지 않은 예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반대로 젖산에 의해 상동재조합 중요 단백질(MRN 단백질 복합체)의 락틸화(Lactylation)를 방해함으로써 상동재조합을 저해하고, 항암 치료제에 대한 높은 반응성을 이끌어냈습니다.
* 바르부르크 효과(Warburg effect): 산소가 존재하는 호기성 조건에서 암세포가 미토콘드리아를 통한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를 거쳐 에너지 산물인 ATP를 생산하기보다 포도당을 산소없이 피루브산(pyruvate)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선호하는 현상을 말한다. 피루브산은 발효를 거쳐 부산물인 젖산으로 전환된다.
참고문헌:
- NBS1 lactylation is required for efficient DNA repair and chemotherapy resistance, Nature , 2024
- Metabolic regulation of homologous recombination repair by MRE11 lactylation, Cell , 2024
이처럼, DNA 손상 복구과정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때로는 그 과정을 저해하거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질병 치료의 중요한 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연구자들이 DNA 손상 복구과정에 담긴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DNA 손상 복구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질병을 정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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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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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10 이온의 탄생과 변화를 보는 방법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은 화학 반응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수십, 수만 가지의 화학 반응이 우리 삶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이러한 반응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국내 연구진이 더 다양한 화학 반응 과정을 관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화학 반응의 반응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시간분해회절 실험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수행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 첨단 반응동역학 연구단에서 미지 세계의 탐험을 시작하기 위한 개념을 하나씩 짚어드립니다.
초고속구조동역학이란
화학반응(chemical reaction)이란, 화학 물질을 구성하는 옹스트롬(1억 분의 1cm) 수준의 매우 작은 크기의 분자를 이루는 원자들이 서로 간의 결합을 형성하거나 끊는 등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말합니다.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불멍을 할 장작을 태우고, 편의점에 파는 두통약을 만드는 등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런 화학 반응들은 빠르게는 500 m/s에 달하는 속도로 움직이는 분자들의 충돌로
인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충돌로 인해 결합이 생기고, 사라지고, 바뀌는 등의 현상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펨토초(1천조 분의 1초)의 찰나의 순간에 나타나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런
작은 분자들이 빠른 시간 동안 보이는, 그리고 화학 반응의 기초가 되는 ‘초고속반응동역학(Ultrafast Reaction Dynamics)’의 관찰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아주 짧은 시간을 볼 수 있는 도구들이 개발되어왔고, 1999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아흐메드 즈웨일(Ahmed Hassan Zewail) 교수님에 의해 아주 빠르게 일어나는 분자들의 변화와 화학
반응들의 연구가 시작된 이후 많은 과학자가 화학반응의 근본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초고속반응동역학 연구에 매진해왔습니다.
이런 초고속반응동역학을 연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화학 물질의 구조나 상태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특성변화와 관련돼 있습니다. 보통 분자들은 화학반응 중에 구조가 바뀌고 원자들 간의
배열이 바뀌고, 이로 인해 빛을 흡수하거나 내뿜는 성질을 바꿔 색이 바뀌기도 하며 분자의 속도나 전기적 특성이 바뀌기도 합니다. 이렇게 빛에 대한 반응을 통해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을
분광학(spectroscopy)이라고 하며, 질량 변화 등으로 인해 분자들의 속도가 달라지는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을 질량분석법(mass spectrometry)이라고 하는데요. 초고속구조동역학이란 이
중에서도 물질의 구조, 즉 분자 내의 원자들의 배열 자체를 관찰하고 그 변화 양상을 관찰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초고속전자회절 (Ultrafast Electron Diffraction : UED)
그렇다면 어떻게 분자의 구조를 관찰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길이를 측정하기 위해 자를 이용해 눈금을 읽어 길이를 측정하기도 하고, 빛을 쏴주고 이 빛이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여 시간을 거리로 변환하여
거리를 측정하기도 하며,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크기를 확대해 길이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원자들 간의 거리나 분자들 간의 거리가 너무 좁고, 화학반응 중에 나타나는 변화가 너무 빨라서 자를
이용하거나 전자현미경 등을 이용해서 길이 변화를 관찰하는 것 또한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원자들 간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이를 우리가 볼 수 있는 수치로 전환해줄 수 있고, 아주 빠른
변화를 잡아낼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원자들 간의 거리를 우리가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바꿔주는 방법이 바로 ‘회절 (Diffraction)’ 기법입니다.
[그림 1] 원자 간의 거리가 달라짐에 따라 달라지는 회절 무늬 사이의 간격도 달라집니다. 원자 간의 간격이 멀어질수록 상대적으로 조밀한 회절 무늬를 갖게 되는데요, 이러한 빛, 혹은
전자선 무늬 사이의 간격을 조사함으로써 원자 간의 거리 및 분자의 구조 정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회절 기법은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에 의해 파동의 성질을 가지는 여러 가지 입자들이 물질과 충돌한 후 이 물질이 가지는 구조 정보를 빛의 무늬로써 나타내는 성질을
이용한 측정기법입니다. 물질의 구조 정보를 측정하기 위해 X-선, 전자선, 중성자선 등등이 사용되는데, 초고속전자회절법은 이 중에서도 아주 빠른 속도로 가속된 전자를 이용하여 빠르게 변하는 분자의
구조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전자는 빠르게 가속할수록 더 짧은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데요, 이번 연구에서는 이 전자를 빛의 속도의 99%(0.99 c)까지 가속하여 수 피코미터 (1조
분의 1m)에 해당하는 정밀도로 분자의 구조를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2] 미국 SLAC 국립 가속기 연구소(위)와 한국 원자력연구원(KAERI)의 초고속전자회절(UED)장비(아래) 사진. (출처: 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한국원자력연구원 초고속방사선응용연구실)
이온화 (Ionization)와 광여기 (Photoexcitation)
이온(ion)의 반응은 여러 반응 중에서도 독특한 특성을 보입니다. 이온이란 원자나 분자가 전자를 얻거나 잃어 전기적인 특성을 가지게 된 상태를 말하는데요, 이런 이온은 정전기적 인력으로 인해 다른
이온이나 전자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며 강한 화학반응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쉽게 다른 물질로 변하면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데요, 쇠를 녹슬게 하기도 하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체내에서의 여러 가지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등, 많은 화학 반응들이 이온 상태를 통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고, 따라서 더욱 자세히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온의 반응동역학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강한 반응성에 의해서 쉽게 연구되어오지 못했습니다.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서 이온을 준비하고
반응을 일으켜야 하는데, 이온은 이 과정들을 조절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100 펨토초의 아주 빠른 극초단 레이저를 통해 분자를 불안정한 상태로 만드는
광여기(photoexcitation) 방법을 이용하여 분자들이 일시에 전자를 잃고 이온 상태가 되게 하는 이온화(ionization)가 일어나도록 했습니다. 특히, 공명 증강 다광자
이온화(Resonance enhanced photoionization, REMPI)라는 방법을 통해 광여기가 분자가 가진 전자를 떨어뜨리면서도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안정된
이온을 초고속전자회절법으로 관찰한 결과, 이온의 화학 반응과 구조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3] 공진 강화 다광자 이온화 방법을 이용해 생성된 이온의 회절 무늬와 중성분자의 회절 무늬는 이온의 전하와 구조 변화 때문에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를 이용해 이온이 빠른
속도로 보이는 구조 변화를 동영상처럼 찍어내고, 이를 이용해 화학반응의 진행 과정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이온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새로운 방법
기초과학연구원 첨단 반응동역학 연구단에서 최근 수행된 이온의 동역학에 관한 연구는 분자 이온의 구조동역학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최초의 사례로, 이온의 구조 동역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최초로 제시하여 더 다양한 화학반응을 관찰할 수 있는 과학적 초석을 마련하였습니다. 특히, 메가전자볼트 초고속 전자 회절 (MeV-UED)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기체 상태에서 이온의 미세한 구조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었으며, 공명 증강 다광자 이온화 기법을 통해, 분자의 이온화 과정을 더욱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4] 실험을 통해 이온이 생성된 직후 약 3.6 피코초 동안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관측되지 않음을 확인하였으며, 이후 15 피코초의 시간상수를 보이며 반응중간체인, 아이소-다이브로모프로판 양이온(DBP+)이 형성됨을 확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소-다이브로모프로판 양이온 내의 느슨하게 결합된 브롬(Br) 원자가 탈출하여 77 피코초의 시간 상수로 브로모늄 모노브로모프로판 양이온(MBP+)이 생성됩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고립된 이온이 안정화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관찰하였으며, 이때 나타난 최종 생성물이 유기반응 중간체로도 많이 알려진 브로모니움 형태를 가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온화를 통해서 만들어진 최종 물질인 브로모늄 모노브로모프로판 양이온(monobromopropane cation, MBP+)의 경우 브로모니움(bromonium)이라는 고리 형태의 구조를 갖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브롬(Br)과 같은 할로겐(Halogen) 원자들을 포함하는 화학 반응들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반응중간체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생성된 기체상의 이온 분자가 액체상에서 나타나는 유기반응의 반응과정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식은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이온의 세밀한 구조적 특성과 동역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연구는 기체 상태의 이온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더 다양한 반응들을 연구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화학반응의 원리와 물질의 특성변화, 그리고 우주에서 일어나는 많은 화학 반응들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번 발견은 이온 화학의 근본적인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미래의 다양한 화학반응 설계와 우주 화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됩니다.
참고문헌: Heo, J. et al. “Capturing the generation and structural transformations of molecular ions”, Nature , 625, 710–714 (2024).
본 콘텐츠는 IBS 공식 포스트 에 게재되며, https://post.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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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9 나노미터 크기의 스마트 로봇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나노로봇은 미래 의학의 획기적이고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아주 작은 나노로봇은 사람 몸 안에 들어가 질병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혁신적인 나노로봇 기술의 발전을 위해, 나노의 개념을 바탕으로 물질과 생명을 매개하는 융합연구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 연구팀의 ‘스마트 클러치 나노로봇’을 소개합니다.
작은 크기 뒤에 숨겨진 독특한 성질, 나노
코로나바이러스 항원 검사나 임신 테스트기에 사용되는 자가 진단키트는 양성과 음성 결과를 구분하기 위해 붉은색 선을 활용합니다. 이 붉은색 시료는 금 나노입자인데, 입자 표면에 특정 질병의 표적 물질이 결합하거나 흡착되어 선의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금은 보통 노란색인데, 어떻게 붉은색을 띠게 되는 것일까요? 그 답은 입자의 ‘나노’ 크기에 있습니다.
나노입자의 ‘나노’는 10억 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로 아주 작은 크기를 나타내며, 이 작은 크기 뒤에는 숨겨진 특별한 물성과 특성이 있습니다.
금, 은과 같은 금속 입자는 빛의 파장보다 작은 나노미터의 크기가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색과 다른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 효과 때문인데요. 금속은 자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금속 나노입자에 빛을 쪼이게 되면 표면의 자유전자는 특정 파장의 빛과 아주 강하게 공명하고 집단으로 진동하게 됩니다. 이때 나노입자는 그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새로운 색을 띠게 됩니다. 이 색은 나노입자의 크기나 모양에 따라 달라져 금 나노입자는 붉은색이 나타나게 되고, 이렇게 달라진 색을 진단키트에 이용하는 것이죠.
[그림 1] 자가 진단키트에 사용되는 금 나노입자 (왼쪽), 금
나노입자의 표면 플라즈몬 공명 효과 (오른쪽).
또한 산화철과 같은 자성물질은 크기가 나노미터로 작아짐에 따라 초상자성이라는 독특한 성질을 가집니다. 초상자성을 가지는 나노입자는 주변에 자석이 있으면 자화가 되어 자성을 띠는 입자이지만 주변 자석이 사라지면 자화가 빠르게 풀려 자석이 아니게 되는 새로운 성질을 띠는 입자입니다. 즉,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화되더라도 외부 자기장이 사라지면 자화 방향이 빠르게 변화하여 무질서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죠. 자성 나노입자는 이러한 새로운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하여 약물 전달체를 특정 부위로 이동시키거나, 자기 공명 이미징(MRI)에서 이미지 개선을 위해 활용됩니다. 또한, 생물학적 연구에서는 세포 조절 등 다양한 생체 시스템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그림 2] 외부 자기장이 있을 때 자성체로 행동하는 자성 나노입자 (왼쪽), 외부 자기장이 없을 때 자화방향이 빠르게 변화하여 비자성체로 행동하는 자성 나노입자 (오른쪽).
이렇게 새롭고 독특한 성질을 바탕으로 나노물질은 현대 의학과 생명과학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나노로봇
공상과학 영화에서는 종종 아주 작은 나노로봇이 특별한 역할을 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몸속에서 질병을 찾아내고 치료하거나 몸의 강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나노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노입자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나노로봇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나노로봇의 흥미로운 디자인 컨셉과 그 예시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들은 빛, 소리, 전기나 자기장과 같은 외부 에너지원에 의해 작동이 가능합니다. 외부 에너지원 중 자기장은 다른 물리적 신호들에 비해 생체 투과성이 높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어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도가 더욱 주목되고 있지요.
나노보다는 큰 마이크로 로봇은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형상과 기능을 가지고 활발히 개발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18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페어 피셔 (Peer Fischer) 교수팀은 약물 전달이 가능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의학 로봇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마이크로 로봇은 마치 올챙이처럼 머리와 나선형 꼬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머리의 니켈 금속 캡슐에는 약물을 탑재할 수 있으며, 나선형 꼬리는 외부 회전 자기장 하에서 발생하는 힘으로 스스로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A swarm of slippery micropropellers penetrates the vitreous body of the eye,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 2018].
나노로봇 분야는 마이크로 로봇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진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나노로봇의 기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로봇에게 동력을 부여하는 엔진과 그 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일 것입니다.
스스로 작동하는 스마트 클러치 나노로봇
논문명: A magnetically powered nanomachine with a DNA clutch,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 2024
자동차의 중요한 장치 중 하나인 클러치는 변속기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클러치를 이용해 우리는 매번 엔진을 끄지 않고도 차를 멈출 수 있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자연계의 박테리아 역시 생체 클러치를 이용해 편모의 운동을 제어한다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이러한 클러치의 원리를 모방할 수 있다면, 나노로봇이 선택적으로 작동하고 높은 효율로 다양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4년, 천진우 단장(연세대학교 언더우드 특훈교수)이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 (IBS) 나노의학 연구단은 이런 클러치 기능이 있는 스마트 클러치 나노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이 클러치 나노로봇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500배나 작은 200nm의 크기로 엔진, 로터, 클러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힘 발생이 가능한 엔진은 자성 나노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부 자기장에 의해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로터는 다공성 금 나노 막으로 이루어져 외부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DNA로 만든 클러치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며 생체 미세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신호를 감지하여 나노로봇의 힘 전달을 조절합니다. 외부 환경 인자에 따라 엔진이 동력 전달을 차단하는 “끄기” 상태와 엔진이 로터로 동력을 전달하는 “켜기” 상태 간의 전환이 가역적으로 가능한 것이지요.
[그림 3] 스마트 클러치 나노로봇의 구조와 작동원리. 클러치 나노로봇은 엔진, 로터, 클러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20개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진 유전자 클러치는 무한대에 가까운 (4의 20제곱) 정보를 코딩할 수 있음.
이때 회전 자기장 하에 자기장에 따라 회전하는 엔진은 세포 자극에 매우 중요한 범위인 피코 뉴턴 범위의 돌림힘을 발생시킵니다. 이 힘은 “켜기” 생태에서만 외부 로터로 힘을 전달하며, 외부 환경 인자가 없으면 “끄기” 상태가 되어 힘 전달을 차단하기 때문에 특정 환경의 세포만을 자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개발된 클러치 나노로봇의 선택적 힘 전달 능력을 이용해 생체 신호를 기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질병 인자에 해당하는 특정 마이크로 RNA 유전자가 존재하는 경우, 클러치 나노로봇이 구동되어 세포의 유전자 활성화가 가능함을 증명한 것이지요. DNA 클러치는 약 20개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있어 무한대에 가까운 (4의 20제곱) 정보의 프로그램화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개발된 클러치 나노로봇은 원리적으로 기억 및 연산 기능을 가질 수 있고, 지능화가 가능하여 다양한 유전자 질병인자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림 4] 세포와 결합된 클러치 나노로봇의 전자현미경 사진. (하단) 질병 인자가 존재하는 경우 클러치 나노로봇이 힘을 발생하여, 세포의 유전자 활성을 유도한다 (활성화된 세포는 빨간색 형광).
생체 환경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나노로봇
IBS 나노의학 연구단의 성과를 통해 나노로봇이 생체 환경에서 다양한 일을 수행하는 미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작은 크기의 나노로봇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단일 세포나 분자 수준으로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연구 및 개발 가치가 높습니다. 앞서 소개한 클러치 시스템과 더불어 다양한 기계장치의 작동 원리를 접목한다면 더욱 복잡한 일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나노기술과 현대 의학의 융합을 통해 생체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나노로봇은 미래 의학의 획기적이고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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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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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8 AI를 통해 저개발국가의 숨겨진 경제지형을 드러내다
인공지능(AI)은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학계와 기업의 영역을 넘나드는 AI 기반 기술은 경쟁의 물결 속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ChatGPT, Bard, DALLE-2와 같은 기술은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AI를 활용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같은 국제사회 문제해결에 도전하는 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의 노력을 소개합니다.
빈곤과 같은 국제사회의 문제 현황
유엔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에 7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 상태에 처해 있으며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빈곤을 측정하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전 세계 나라 중 53개국은 지난 15년 동안 농산물 생산 실태조사를 하지 못했으며 17개국에서는 인구조사마저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공백은 국가가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꾸리는데 어려움을 야기하고, 지역 간 데이터 격차를 만들어 불공정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과학의 혁신
인공위성 영상의 활용은 이러한 데이터 공백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떠올랐습니다. 위성 영상은 지구 어디에서나 촬영할 수 있어, 농업 조사나 인구 조사가 어려운 지역의 경제 상황을 추정하는 데 유용합니다. 광학장비의 발전 덕분으로 고해상도 영상은 30cm 크기의 물체도 식별하며 수백 제곱 킬로미터의 넓은 지역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건축물, 도로, 차량 등의 물체를 식별하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건축물의 밀도, 교통망의 발달 정도, 농경지의 규모 등은 지역의 경제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AI를 사용한 위성영상 분석의 시작
이러한 시각 데이터의 분석에 인공지능이 활용됩니다. AI에 이미지와 함께 해당 지역에 해당하는 경제 지표, 즉 ‘정답지’를 같이 주고 학습시킴으로써, AI가 위성 영상의 시각적 패턴으로부터 유의미한 특징을 뽑아내도록 하였습니다. 2016년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을 필두로 많은 연구팀들이 AI와 위성영상을 결합하기 시작하였고, 예측한 경제 지표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AI 모델의 학습에는 사진에 해당하는 ‘정답지’, 즉 경제 지표 자료 또한 필요함으로써, 실제로 실측 데이터가 거의 없는 몇몇 저개발국가에 여전히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인간과 AI 상호작용을 통한 저비용 지표 예측
IBS 연구팀은 데이터 수집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이면서도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습니다. 이 모델은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구조를 가짐으로써 기존 통계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북한과 같은 최빈국까지 포함하는 범용성이 뛰어납니다. 먼저, 위성영상을 비슷한 시각적 패턴(가령 숲, 논 지역 등)을 가진 그룹으로 묶으면, 사람이 각 그룹의 대표 이미지를 보면서 경제 활동의 정도를 비교해 그룹들을 순서대로 나열합니다. AI는 이 정보를 이용하여 경제 점수에 대해 학습한 뒤, 각 이미지에 점수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법은 이미지마다 실측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적은 데이터를 요구하므로 매우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그림1] 야간 조도 영상을 통한 경제 규모 예측 (좌상단: NASA 지구 관측소 제공 배경 사진). 남한은 밝은 불빛으로, 북한은 평양을 제외하고 전기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어둡게 나타남.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새로운 모델은 북한(우상단)과 아시아의 다른 5개국 (하단: 구글 어스 배경 사진)에 대해 더욱 정교한 경제 예측을 제공함.
연구팀은 개발한 모델을 북한과 아시아의 다른 5개 최빈국(네팔, 라오스, 미얀마,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에 적용하고, 위성영상으로 얻은 경제 지표 점수를 통해 해당 지역의 경제 상황을 조사했습니다(그림 1). 모델로부터 나온 점수는 기존의 사회 경제 지표인 인구밀도, 고용 수, 사업체 수 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북한 등 최빈국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 기술임을 입증되었으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유용한 정책 데이터로 활용되리라 기대됩니다.
[그림2] 2016년과 2019년 위성 영상을 통한 북한 내 경제 점수 비교. 관광 개발지역인 원산 갈마지구(상단)에서는 뚜렷한 개발 진전이 관찰되었지만, 공업 개발지역인 위원개발구(하단)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음. (배경 사진: 유럽우주국 (ESA) 제공)
연구팀의 모델을 다양한 연도의 위성 영상에 적용하면 시간에 따른 경제 지표 변화도 측정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건축물의 탐지와 관광지구 개발과 같은 실제 경제 활동과의 비교를 통해 유의미한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그림 2 참고). 예시에 나온 그림에서는 북한의 관광 개발 지역인 원산 갈마지구와 공업 개발 지역인 위원개발구의 2016년에서 2019년 사이의 경제규모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결과는 국제공동 연구로 이뤄졌으며 KAIST, 서강대, 홍콩과기대(HKUST), 싱가포르국립대(NUS)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지표를 통한 국제사회 문제 분석
전산학, 경제학, 지리학 지식이 접목된 이번 연구는 범지구적 차원의 빈곤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AI에 기반한 지표를 활용해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해 전후 사진의 지표 점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피해를 탐지하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원해 줄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 등 다양한 국제사회 문제로 확장하는 방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류를 위한 데이터 과학 분야에 더욱 많은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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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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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7 미토콘드리아 유전병과 유전자 교정 기술
미토콘드리아 유전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새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 교정연구단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아데닌 염기를 교정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인데요. 이번 연구를 쏙쏙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개념과 연구의 의미를 참여 연구진이 직접 알려드립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병
미토콘드리아는 인간과 같은 모든 진핵 세포에 존재합니다. 또한 화학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내 발전소로, 그 중요성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문제는 세포, 더 나아가 조직(Tissue)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있을 때 발생하며, 모계유전으로 후세에 전달되게 됩니다.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의 다양한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병은 5,000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이는 모계 유전성 질환뿐만 아니라 암, 당뇨병, 그리고 노화 관련 질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에너지를 담당하다 보니, 미토콘드리아의 유전병은 굉장히 심한 병원성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가장 널리 알려진 질환으로 레버 근육 이상(Leber's Hereditary Optic Neuropathy,
LHON)은 주로 시각 손상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뇌 변성을 일으킬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미세뇌병 (Mitochondrial Encephalopathy), 근육
기능에 영향을 주는 미토콘드리아 근육질환 (Mitochondrial Myopathy)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은 대부분 심한 병원성을 가지며, 일반적으로 진단이 어려우며,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고 증상 완화나 진행을 늦추는 대처법만이 존재합니다.
[그림 1] 진핵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 (출처: wikipedia;
mtichondrial DNA)
[그림 2] 미토콘드리아 LHON 질병을 가지고 있는 유명 유투버 (출처:
Youtube; 원샷한솔)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 기술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세포핵의 유전체 DNA와 별개입니다.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확인된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의 수는 총 95개입니다. 이 중 90개(95%)는 점
돌연변이로, 이는 단 하나의 DNA 염기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일 염기를 교정하는 염기 교정 기술을 사용한다면, 대다수의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유전자 교정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미토콘드리아의 DNA 단일 염기를 수정하는 것은 최근까지 불가능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0년에는 네이처(Nature) 지에 미토콘드리아에서 사이토신(C)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DdCBE)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이 기술을 이용해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은 42개로
전체의 약 47%입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은 사이토신 앞에 티아민이(TC) 있어야 작동을 하기 때문에 고칠 수 있는 돌연변이는 95개 중 9개로 제한되게 되었습니다(10%).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에
대한 연구와 치료를 위해서는 사이토신을 티아민(T)으로 교체하는 기존 기술을 개선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교체하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림 3] 임상적으로 확인된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의 단일 염기 다양성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구아닌이 아데닌으로, 티아민이 사이토신으로 바뀌는 것이 거의
절반씩 차지합니다. 각각 이론적으로 C를 T로 염기교정하는 시토신 염기교정 기술, A를 G로 염기교정하는 아데닌 염기교정 기술로 고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유전자 교정 기술
2020년, 미국 브로드 연구소에서 최초로 개발한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이 개발되고, 이후 국내에서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에서 독자적인 사이토신 염기 교정기를
개발하였습니다. 해당 염기 교정기는 DNA에 붙는 단백질을 다른 단백질(징크 핑거 프로틴을 이용)을 사용하여 더욱 좁은 범위를 교정하는 기술(ZFD)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더욱 정교하게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유전체 교정연구단은 최근 미토콘드리아에서 DNA 아데닌 염기를 교정하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은 90가지 점 돌연변이 중 39개, 즉 약 43%를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질병을 10%만 고칠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이 기술로 50% 이상을 표적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다양한 미토콘드리아 관련 동물
질환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를 교정하여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
4]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 모식도.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인 TALED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붙어서 A를 G로 염기 교정하게 됩니다. MTS는 미토콘드리아로 선도하는 서열, TALE repeats는
DNA에 붙는 결합 단백질, Split DddA와 AD는 모두 탈아민 효소입니다. (출처 Cell)
한계와 극복
완벽한 기술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 기술의 한계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이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은 TC 서열의 사이토신을 교정하기 때문에 그 외 AC, GC, CC를 가지는 유전자 서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초의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이 나오고 전 세계에서 TC
서열이 아닌 다른 서열에서도 잘 되는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한 기술이 나오진 않았지만 여러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부작용입니다. 유전자 교정 기술이 작동하려면 일단, 유전자에 붙어야 합니다. 원하는 위치에 붙어 특정 서열만(On-target, 표적 서열)을 교정하면 가장 좋지만, 때로는 불특정 위치에
붙어 원치 않는 교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표적 서열(Off-target)이라고 합니다. 이런 비표적 서열은 원하지 않는 변이들이기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연구진은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이 DNA뿐만 아니라, RNA에도 붙어서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기술이 RNA에 붙을 때는 비 특이적으로 붙기 때문에 매우 많은 비표적 서열들을 일으키게
되는데, 쥐 모델에서 이런 비표적 서열들로 인해 쥐 배아 발달에 영향을 줘 배아가 죽게 되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이런 비표적 서열들을 줄이기 위해서 연구진들은 탈아민효소의 DNA/RNA 바로 근처
아미노산 부위를 새롭게 디자인해서, 표적 서열은 유지하고, RNA 비표적 서열은 줄이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림 5]
아데닌 탈 아민효소의 3D 구조. 빨간색 그림은 표적 DNA이며 주변의 파란색 그림은 표적 DNA 바로 근처에 존재하는 탈 아민효소의 아미노산 잔기입니다.
이렇게 과학자들은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기술의 한계를 파악해 극복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나갑니다.
불모지였던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에 대해 한 발 더 가까이
앞서 말한 거처럼 미토콘드리아는 생체 내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소기관으로 인간 세포를 비롯한 모든 동물, 식물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로 초래되는 유전질환은
보통 중병(重病)을 야기하게 됩니다. 국내의 이런 연구들은 기존에 불가능했던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가 아닌 다른 식물의 세포소기관인
엽록체에서도 작동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분자생물학과 유전학의 새로운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바이오제약, 생명공학, 농림수산업과 환경 산업에도 폭넓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문헌
● Cho, S.I., Lee, S., Mok, Y.G., Lim, K., Lee, J., Lee, J.M., Chung, E., and Kim, J.S. (2022). Targeted
A-to-G base editing in human mitochondrial DNA with programmable deaminases. Cell 185, 1764-1776 e1712.
10.1016/j.cell.2022.03.039.
● Lim, K., Cho, S.I., and Kim, J.S. (2022). Nuclear and mitochondrial DNA editing in human cells with zinc
finger deaminases. Nat Commun 13, 366. 10.1038/s41467-022-279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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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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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6 세포 속 작은 세상을 들여다보는 고해상도 간섭산란 현미경
지금까지 소포의 수송 원리, 소포와 세포 소기관의 상호작용 분석 등의 연구는 형광 현미경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형광 현미경을 이용하면 형광 표지된 특정 소포들의 수송 과정만 관찰할 수 있고, 신호가 유지될 수 있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만 관찰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기초과학연구원의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이 살아있는 세포 속에서 활발하게 이동하고 있는 소포의 움직임만을 선택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고해상도 비표지 간섭산란 현미경을 개발해 생명현상을 미시적 관점에서 생생하게 밝혀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여 연구진이 연구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개념에 대해 직접 알려드립니다.
아주 작으면서도 복잡한 세포 속 환경과 그 속에서의 물질 수송
하나의 세포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매우 작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세포 속 세상은 수많은 물질들로 가득 차 있을 뿐 아니라, 물질들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매우 복잡한 세상입니다. 세포 속 물질 수송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복잡한 환경 속에서 세포의 생성과 생장에 필수적인 물질들을 수송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세포 속 적시적소의 장소에 필요한 물질을 정확히 배송하기 위해서, 세포는 먼저 단백질, 호르몬, 신경 물질 등을 얇은 지질막으로 둘러싸인 작은 주머니 모양의 소포(vesicle)에 담습니다. 그리고, 세포 속 도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튜불(microtubule)과 액틴(actin) 필라멘트 단백질 네트웍망을 따라서 움직이는 모터 단백질을 이용해 소포를 배송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소포가 엉뚱한 곳으로 배송 되거나 운송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최근 다 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물질 수송 과정에서의 문제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세포 속에서 이동하는 작은 소포 수송을 관찰하는 방법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포 속 세상은 너무나도 작고 복잡한 환경이기 때문에, 이 속에서 수송되고 있는 소포만을 추적해서 관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재 대다수의 연구자들은 소포의 수송 원리와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영상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관심 있는 특정 소포를 구성하고 있는 생체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형광 물질을 이용해 소포 대신에, 소포에 부착된 형광 물질에서 나오는 형광 신호를 추적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포 속 물질 수송 현상의 연구에 있어서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연구가 성취해 온 업적들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그러나, 형광 영상 방법의 특성상 형광 표지가 된 특정 소포들만 볼 수 있고, 형광 신호가 유지되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만 관찰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다음과 같은 비유로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두운 밤에 어느 한 도시가 정전이 되었습니다. 이 때 도시 속 어느 장소에 헤드라이트를 키고 있는 자동차 한 대가 멈춰 선 상태로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전이라는 상황은 오히려 헤드라이트를 키고 있는 자동차의 현재 위치를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반면, 왜 이 차량이 그 곳에 멈춰 있는지 그 이유를 알려면, 자동차의 주변 상황을 파악해야 할 텐데, 정전으로 인해 주변이 어두워져 있기 때문에 이를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멈춰 선 자동차의 배터리가 방전되고 나면, 자동차의 위치마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되겠죠. 바로 이러한 상황이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연구 방법에 있어서의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섭산란 현미경을 이용해 살아 있는 세포 속 소포 수송 과정을 관찰하기
간섭산란 현미경은 나노 크기의 입자 또는 생물 분자가 빛에 노출되었을 때, 이들로부터 산란되어 나오는 아주 작은 양의 빛의 신호를 고감도로 측정할 수 있는 영상 장비입니다. 우리 연구단에서는 지난 5~6년 간 세포 영상 연구에 적합한 간섭산란 현미경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습니다. 간섭산란 현미경은 형광 분자의 표지 없이도 세포 속에서 단백질 도로망을 따라 수송되고 있는 소포들의 위치를 빠른 속도로 장시간 추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포들이 위치한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 또한 동시에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획득한 수 많은 소포들의 위치 정보를 이용하면 세포 속 단백질 도로망의 공간적 분포를 고해상도로 재구성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그림 1] 간섭산란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된 세포 속 소포들의 트래픽 현상. 각각의 영상은 초당 50장의 속도로 180초 동안 촬영한 영상으로 얻은 소포들의 이동 위치로부터 재구성한 것입니다. 영상 내 색상은 각각의 고정된 픽셀 위치에서 해당 시간 동안 관찰된 소포들의 개수를 나타내는 것인데, 세포 단백질 도로망 상에서의 소포 트래픽 밀도(traffic density)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포 속 ‘우편배달부’도 교통 체증 겪는다
논문명 Long-term cargo tracking reveals intricate trafficking through active cytoskeletal networks in the crowded cellular environment
간섭산란 현미경을 이용한 소포 수송 현상 연구를 통해 과거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었던 다수의 흥미로운 현상들이 관찰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소포들의 밀도가 밀집되어 있는 세포 속 특정 영역에서는 도시의 출퇴근 길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수송 정체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세포는 여러 개의 소포들을 함께 동일한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집단적 수송 방식, 이미 수송 중인 소포 뒤에 달라붙어 함께 이동하는 히치하이킹 수송 방식 등의 흥미로운 방식들을 활용해 이러한 세포 속 정체 현상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수송 전략을 갖추고 있음도 확인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세포 또한 대도시 사람들이 도로 위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교통 체증 현상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러한 교통 체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채택하고 있는 효율적 수송 전략 또한 인간 사회와 매우 유사하게 닮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림 2] 서울 내부 및 외곽 도로망으로 표현된 세포 속 소포들의 트래픽 현상. 세포 속에서 관찰된 소포 수송 과정에서의 트래픽 현상은 대도시의 인간 사회에서 흔히 경험하는 도로 트래픽 현상과 매우 닮아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세포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 도로망의 구조를 서울시 내부 및 외곽의 도로망 구조를 따라 구현하여 보았습니다. 도로망 위의 빨간 색 구간은 트래픽이 심한 구간을, 그리고 초록색 구간은 교통 흐름이 원활한 구간을 의미합니다.
복잡한 세포 속 환경에서의 효율적 소포 수송 전략을 이해하기
우리 연구단이 개발한 간섭산란 현미경에는 형광 표지된 세포 속 특정 분자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형광 현미경 장비도 함께 결합되어 있습니다. 즉, 고속 그리고 고해상도 간섭산란 영상 취득 방법에 더하여 화학 선택적 형광 영상 기법을 결합함으로써 관찰의 정확도를 더욱 높인 것입니다. 앞으로 세포가 트래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채택하고 있는 효율적 수송 전략들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해서, 이러한 현상이 실제 세포의 생명 현상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밝히는 데에 기여하고자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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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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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5 인과관계 추정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방법론
시간의 흐름을 기준으로 기록된 ‘시계열 데이터’는 일기 예보, 경제,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입니다. 특히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일상에서 건강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의학 분야에서 시계열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는데요. 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이 시계열 데이터의 인과관계 추정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 인과관계 추정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이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개념과 기존 방법론에 대해 직접 알려드립니다.
인과관계란 무엇일까?
세상은 수많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이때, 어떤 두 요인 사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관계, 다시 말해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있을 때, 인과관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높아질수록 아이스크림 소비량이 늘어나는데, 여기에는 명백한 원인과 결과의 관계인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기온이 높을수록 범죄율도 같이 늘곤 합니다. 따라서, 아이스크림 소비량과 범죄율은 실제로 비슷한 경향을 보이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기온이 두 가지 서로 다른 요인(아이스크림 소비량과 범죄율)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결과가 되는 두 요인 사이에 비슷한 경향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 모든 일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한눈에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때, 정확한 인과관계를 찾는 것은 특정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분야에서 현상을 자세히 기록하여 데이터화하고, 이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인과관계를 추정하려 합니다. 특히, 시간의 흐름을 기준으로 기록된 ‘시계열 데이터’는 일기 예보와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의학 분야에서도 인과관계 추정에 가치 있게 쓰입니다. 입원 환자의 심전도 측정을 통해 심장 발작의 직접적인 요인을 찾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일상에서 건강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의학 분야에서 시계열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림 1] 시계열 데이터의 인과관계 추론 / 서로 다른 대상의 시계열 데이터가 주어졌을 때, 이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추정하는 것은 사회/자연과학 전 분야에 걸쳐 오랫동안 연구가 진행된 중요한 문제다.
노벨경제학상의 주인공,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
시계열 데이터에서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200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라이브 그레인저 UC샌디에이고 교수가 제시한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Granger causality test)’이 있습니다.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의 주요 아이디어는 간단합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과 온실가스 농도를 매일 기록한 시계열 데이터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과거부터 오늘까지의 기온 데이터만을 이용해서, 내일의 기온을 예측한다면, 얼마나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요? 혹은 오늘까지의 기온 데이터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농도 데이터도 같이 이용하여 내일의 기온을 예측한다고 해 봅시다. 일전의 예측보다 더 정확해질까요? 만약, 온실가스가 정말 지구 기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즉 인과관계가 있다면, 두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것입니다. 반면에, 온실가스와 기온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면, 온실가스 데이터를 추가로 사용한다고 해도 예측의 정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정보의 유무에 따라 통계 모형의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달라지는지를 이용하여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있으며, 이것이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의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이러한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은 미래 경제지표 예측, 질병 요인분석, 지구온난화의 원인 등 수많은 분야에 걸쳐 응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 이후에도 정보 이론 기반의 다양한 인과관계 추정 방법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들의 고질적인 문제
하지만 기존에 사용된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들에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시계열 데이터가 비슷한 주기로 변화하는 동시성을 가지기만 하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잘못 예측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기온의 변화와 바다 조수는 모두 약 하루의 주기를 가지고 진동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은 기온과 바다 조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잘못 예측합니다. 또한, 직접적인 인과관계와 간접적인 인과관계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는 한계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풀은 사슴의 먹이이고, 사슴은 호랑이의 먹이가 됩니다. 따라서 풀이 많아지면 풀을 먹는 사슴의 수가 늘고, 이에 사슴을 먹이로 하는 호랑이의 수도 같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풀의 양은 간접적으로 호랑이의 개체 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들은 풀의 양이 호랑이 개체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잘못 추정하는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수리모델의 필요성과 한계점
앞서 나온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즉 동시성과 간접적인 영향으로부터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위해, 수리모델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앞서 나온 호랑이와 사슴의 예시를 살펴봅시다. 사슴은 호랑이의 먹이이기 때문에, 잡아 먹히는 사슴의 수는 호랑이의 개체수([호랑이]) 와 사슴의 개체수([사슴])에 비례합니다. 또한 사슴은 번식을 통해 개체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사슴의 개체수 변화율([사슴]’)은 다음과 같은 식을 따릅니다.
[사슴]’ = a x [사슴] – b x [사슴] x [호랑이]
비슷한 방식으로, 호랑이의 개체 수는 사슴과 호랑이가 많을수록 빨리 증가하며, 호랑이의 죽음에 따른 개체수 감소까지 고려한다면, 호랑이 개체수의 변화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호랑이]’ = c x [사슴] x [호랑이] – d x [호랑이]
이러한 방정식을 포식자와 피식자 간의 관계를 표현한 로트카-볼테라 방정식이라 부릅니다. 이제, 호랑이와 사슴의 시계열 데이터가 주어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매개변수 a, b, c, d를 조정하며 로트카-볼테라 방정식이 해당 시계열 데이터를 잘 설명하는지 확인함으로써 호랑이와 사슴 사이의 포식 관계 유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호랑이와 사슴 개체수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론들은 수리모델이 정확하기만 하면 동시성과 간접적인 영향을 인과관계와 혼동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정확한 수리모델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수리모델을 알더라도 인과관계를 추정할 때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또 다른 제약이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 GOBI(General Ode Based Inference)
수리모델을 기반으로 한 방법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확한 수리모델을 알지 못할 때에도 적용 가능한 패턴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사슴과 호랑이 예시로 돌아가 봅시다. 호랑이는 사슴을 잡아먹기 때문에 호랑이의 개체 수는 사슴의 개체 수에 음의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슴의 개체 수는 호랑이의 개체 수에 양의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양의 영향 혹은 음의 영향의 유무만을 판단하면 됩니다. 시계열 데이터에서 사슴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시점을 생각해 봅시다. 그 시점에 호랑이의 개체수 변화율이 증가한다면, 사슴이 호랑이에게 양의 영향을 주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즉,
D[사슴] x D[호랑이]’
이 값이 항상 양수 값을 가지면 사슴은 호랑이에게 양의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저 값이 항상 양수가 아니라면 사슴은 호랑이에게 양의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은 것이 됩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호랑이가 사슴에게 음의 영향을 미치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패턴을 이용하여, 시계열 데이터가 일반적인 형태의 수리모델로 표현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이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여러 통계 검정을 더해 특정 모델에 대한 가정이나 복잡한 계산 없이도 시계열 데이터로부터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방법론(GOBI: General Ode Based Inference)이 개발되었습니다.
GOBI를 통해 더 정확한 인과관계 추정이 가능해져
해당 방법론을 이용해 여러 시스템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세포 내 분자들의 상호작용, 생태계 네트워크, 그리고 기상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에서 기존의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여러 대기오염 물질 중 이산화질소와 호흡 가능한 부유 미립자가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존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들과 달리 동시성 및 간접적인 영향을 가지는 시계열 데이터에서도 인과관계를 성공적으로 추론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인과관계 추정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림 2] 기존 개발된 방법론과 새로 제시된 방법론의 인과관계 추정 결과 비교 / (a) 서로 무관한 먹이 포식자 시스템(P와 D)과 세포 내 단백질 상호작용 시스템(28 과 TetR)을 합친 시스템의 시계열 데이터이다. GC (그레인저 인과관계 검정) 등 기존 방법론들은 시계열 데이터에 동시성이 있으면 거의 모든 대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잘못 추정한다. 그러나 GOBI는 실제로 있는 인과관계만 정확히 추정한다. (b) 홍콩에서의 심혈관질환 환자수와 대기 중 오염물질의 농도를 나타낸 시계열 데이터이다. 다른 방법론들과는 다르게, GOBI는 사용하는 시계열 데이터의 길이(2년 또는 3년)와 무관하게 오직 이산화질소(NO2)와 호흡 가능한 부유 미립자(Rspar)만이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고 바르게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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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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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3 친환경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새로운 '광촉매 플랫폼'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의 김대형 부연구단장(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 현택환 단장(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생산 성능을 갖춘 물에 뜨는 광촉매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하였습니다. 이 플랫폼은 바다, 호수, 강은 물론 페트병 폐기물을 녹인 용액에서도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린수소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연 이번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개념들을 참여 연구진이 직접 풀어드립니다.
기존 수소 생산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미래에 수소를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사회가 오리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합니다. 이러한 수소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친환경적이면서 높은 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공정과 시설 개발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기존 수소 생산 방식인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1)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CO2)가 다량 배출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린수소란?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브라운‧그레이‧블루‧그린수소로 나뉘는데, 그린수소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수소로, 생성 과정에서 온실기체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 특징을 갖습니다. 궁극적인 수소 사회의 실현을 위해서는 그린수소의 상용화가 필요합니다.
광촉매 기반 그린수소 생산
광촉매란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화학 반응을 일으켜 원하는 물질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이를 이용한 광촉매 기반 수소 생산은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에너지를 직접 사용하고, 온실기체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광촉매는 태양광 에너지를 흡수해 물(H2O)에서 수소(H2)를 만들 수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그러나 광촉매의 성능 향상을 위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용화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실제 환경에 활용하려면 가루 형태의 광촉매를 패널 형태로 제작해야 할 뿐 아니라, 물속에서 작동하면서 수소를 물 밖으로 보내는 별도 장치 개발 등 추가적인 과정과 비용이 필요하여 수소 생산의 효율성과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림 1]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 사진과 그 미세 구조입니다.
[그림 2]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 제작 과정입니다.
물에 뜰 수 있는 광촉매 플랫폼
이에, 물 위에 뜨는 젤 형태의 새로운 광촉매 플랫폼을 고안했습니다. 이중층 구조의 플랫폼으로 상층에는 공기 중에 노출된 광촉매층을, 하층에는 물을 흡수・전달하는 지지층을 배치하여 별도 추가 장치 없이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광촉매층은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어 효과적으로 빛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그림 3]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다공성의 고무-하이드로젤 복합체를 사용해 높은 표면장력을 달성하여 물에 떠 있을 수 있고, 촉매를 복합체 내에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으며, 하이드로젤의 물질 전달 특성 덕분에 지속적으로 물을 광촉매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광촉매를 패널 형태가 아닌 기체로 채워진 고체(에어로겔 나노복합체) 형태로 제작하여 촉매 자체의 밀도를 낮추고, 성능이 우수한 백금(Pt)계 촉매, 값싼 구리(Cu) 기반 촉매 등 모든 광촉매를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아울러 구멍이 송송 뚫린 다공성 구조의 고무-하이드로젤 복합체를 사용하여 높은 표면 장력으로 물에 잘 뜸과 동시에, 함수율이 높은 하이드로젤 특성을 활용하여 물이 광촉매에 쉽게 전달되도록 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플랫폼은 물 표면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수소가 다시 물로 바뀌는 역반응을 최소화하여 생성물의 손실이 적습니다. 광촉매가 물속에 잠기지 않기 때문에 수심에 따른 빛의 감소나 산란 없이 태양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또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촉매의 기계적 혼합(교반) 공정이 필요 없으며,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실용성 검증을 위한 대(大)면적 실험
한편, 태양광을 통한 수소 생산 성능도 검증했습니다. 1㎡ 면적에서 시간당 약 4L의 수소를 생산(환산치)할 수 있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입니다. 또한, 다양한 미생물과 부유물이 섞여 있는 열악한 바닷물 환경에서 2주 이상 장시간 구동했을 때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이, 높은 생산 성능을 유지했습니다.
[그림 4] 대면적 수소 생산 실험 사진과 그 결과입니다.
이번 연구는 광촉매 기술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었던 수소생산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대폭 개선하고 다양한 화합물 생성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활용성과 확장성을 강화한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다, 호수, 강은 물론 페트병 폐기물을 녹인 용액에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생산 성능을 갖춘 물에 뜨는 광(光)촉매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한 것입니다.
(위 연구결과는 4월 28일 0시(한국시간)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 40.523)’ 온라인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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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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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기초과학 #2 암흑물질, 액시온 그리고 대통일 이론
지금까지 일련의 정밀한 천문학적 관측 결과들과 빅뱅우주론은 암흑물질이 존재하며 대략 우주의 27%를 구성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흑물질의 실체는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암흑물질의 규명을 위해 액시온 탐색 실험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수행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에서 미지의 세계의 탐험을 시작하기 위한 개념을 하나씩 짚어드립니다.
표준모형, 암흑물질, 그리고 우리
현재 관측가능한 물질은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에 (이하 표준모형) 따라 매우 잘 기술되며 우주의 5%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수의 운동을 자세히 관측해 보면 은하수의 회전은 관측 가능한 은하수 중력을 탈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매우 빠른데 이는 은하수가 지금의 형태를 유지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태양계가 은하수에 위치하고 있으니 태양계도 은하수 중력권 밖으로 탈출했을 것이며 태양계에 속한 지구는 물론이며, 그리고 그 위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존재도 없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구 위에 존재하고 태양계가 은하수의 일원이 될 수 있으려면 은하수의 탈출을 제지하고 현재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더 큰 중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데, 이는 우주의 27%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의 기여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암흑물질은 인류의 근원적인 질문의 대상일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와도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실제로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암흑물질의 탐색 연구 결과입니다.
액시온 (axion)이란
표준모형 중 핵자 간의 상호작용을 기술하는 양자색역학은 (Quantum Chromo Dynamics : QCD) 정밀 측정된 실험 결과를 미세한 조정 없이는 기술하지 못하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문제가 있는데 이를 “Strong CP problem”이라 합니다. 여기서 CP는 Charge-conjugation과 (전하) Parity가 (거울대칭) 결합된 대칭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미세 조정 없이 자연스럽게 Strong CP problem을 해결하기 위해 출현한 입자를 QCD axion 또는 그냥 axion (액시온) 이라고 합니다. 액시온은 미지의 질량을 가지며 만약 질량이 대략 10-6 eV 근방 또는 ~1.8x10-42 kg이면 강력한 암흑물질의 후보가 됩니다. 따라서 액시온의 발견은 표준모형이 설명하지 못하는 Strong CP problem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으며, 또한 질량이 ~10-6 eV 영역이라면 우주의 27%를 설명할 수 있는 암흑물질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과학사에 있어 매우 획기적인 사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통일 이론 (Grand Unification Theory : GUT)
뉴턴의 만유인력은 갈릴레오의 운동법칙과 케플러의 행성운동을 통일한 이론이고, 맥스웰의 전자기학은 전기와 자기, 그리고 빛을 통일한 이론이며, 표준모형은 전자기 상호작용과 약한 상호 작용을 (예: 베타붕괴) 통일한 이론입니다. GUT은 표준모형과 QCD로 기술되는 강한 상호 작용을 통일하는 이론입니다. Dine-Fischler-Srednicki-Zhitnitskii (DFSZ) 액시온 모델은 GUT을 지지하는 모델로 DFSZ 액시온 암흑물질의 발견은 GUT의 주춧돌이 될 것이며, GUT은 궁극적으로 모든 것의 이론의 (Theory of Everything)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DFSZ 액시온 암흑물질 탐색 연구의 성공적인 데뷔
기초과학연구원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은 이처럼 우리의 존재와 밀접하며, 우주의 27%를 담당하며, GUT을 지지할 수 있는 DFSZ 액시온 암흑물질 탐색 연구의 첫 도약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그림1]과같이 우리 주변의 헤일로 (halo) 액시온과 지자기의 300,000배인 12 tesla의 자기장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액시온 신호의 공진을 위해 마이크로파 공명 공진기를 (microwave resonant cavity) 이용하여 4.55x10-6 eV 영역에서 탐색이 수행되었습니다.
[그림1] 헤일로 액시온과 (a) 자기장의 (B0) 상호작용, 그리고 γ로의 변환. 실린더는 마이크로파 공명 공진기를 의미합니다.
예측되는 매우 미약한 DFSZ 액시온 신호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극저온 냉동기를 사용하여 거의 영하 273도의 실험환경을 유지했으며 신호 수신기의 배경잡신호의 최소화를 위해 최첨단 양자소자기반의 신호증폭기가 사용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100%의 데이터 취득 효율 등, 실험의 성능지수를 극대화하여 DFSZ 액시온 암흑물질 탐색 연구를 미국의 Axion Dark Matter eXperiment (ADMX)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수행하였고, 4.55x10-6 eV 영역에서 DFSZ 액시온 암흑물질이 존재하지 않음을 90%의 신뢰도로 확인된 결과가 [그림2]에 보입니다.
[그림2] DFSZ 액시온 암흑물질 탐색 결과. 파랑선은 DFSZ 모델에서 예측하는 값과 CAPP-12TB 실험결과의 비로 그 값이 1 이하이면 DFSZ 액시온 모델이 배제됨을 의미합니다. 액시온 질량이 4.527x10-6 eV 근처에는 두 개의 공명모드들이 겹쳐서 실험 민감도가 없는 지역입니다. 삽입된 그림에서 빨강 부분은 ADMX가 2017년부터 지금까지 탐색하여 제외된 구간이며 오른쪽 파랑 부분이 연구단에 의해 탐색, 제외된 구간입니다. 간간이 보이는 스파이크들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데이터량이 적은 곳을 나타냅니다.
지금까지 축적된 세계 최고의 실험 인프라, 측정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보다 넓은 영역의 DFSZ 암흑물질 탐색연구가 기대되며, 인류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발견 또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포스트 에 게재되며, https://post.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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