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모형 흔들 뮤온 g-2 실험, 더 정밀해진 결과 발표

- 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참여 국제 공동연구 결과 -

▲ 뮤온 g-2 실험의 핵심 장치인 뮤온 저장 고리 실험 장비 안에 서 있는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장. ⓒScience History Images/Alamy
▲ 뮤온 g-2 실험의 핵심 장치인 뮤온 저장 고리 실험 장비 안에 서 있는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장. ©Science History Images/Alamy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새로운 물리 이론의 존재 가능성이 더 커졌다.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이하 페르미랩) 연구진 주도의 국제 공동연구진은 표준모형의 기본입자 중 하나인 뮤온의 흔들림을 측정하는 ‘뮤온 g-2’ 실험을 통해 뮤온의 흔들림이 표준모형에서 예측한 값과 다르다는 결론을 지난 8월 10일 물리학 분야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했다. 2021년 발표했던 실험보다 5배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도를 높였다. 뮤온 g-2 실험에서는 세계 7개국 200여 명의 물리학자가 참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다.

표준모형 넘어선 새로운 물리이론 탐색

표준모형에서 뮤온은 ‘내부고발자’ 역할을 한다. 표준모형 소속이면서도 표준모형의 한계가 있음을 증명하는 단서로 쓰이기 때문이다. 뮤온은 나침반처럼 자기장을 따라 정렬하기 위해 스스로 회전한다. 이때 뮤온 자석 축이 팽이처럼 흔들리는데(세차운동), 이 흔들림은 g라는 값으로 표현한다.

표준모형으로는 g 값을 99.99996%의 정확도로 계산할 수 있다. 그렇게 계산된 값이 2 정도다. 만약 g 값을 실험으로 측정하였을 때 표준모형이 계산한 값과 다르다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입자 혹은 상호작용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이런 이유에서 뮤온 흔들림의 실제값(g)과 예측값(2)의 차이인 g-2(g마이너스2) 값을 정확히 구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g=2.00233184110

2021년 4월 7일 페르미 실험 연구진은 실험 첫해에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피지컬리뷰레터스’에 발표했다. 측정된 뮤온 g 값은 2.00233184122. 표준모형으로 계산한 이론값인 2.00233183620과 소수점 8번째 자리부터 값이 다르다. 2021년 실험 결과는 이론값과의 차이를 4.2 시그마로 확인했다. 이 결과가 통계적 오차로부터 기인했을 확률이 4만 분의 1이라는 의미다.


▲ 브룩헤이븐 실험(붉은 색)과 페르미 실험(파란색)에서 보여준 g 값 측정 결과ⓒFermilab
▲ 브룩헤이븐 실험(붉은 색)과 페르미 실험(파란색)에서 보여준 g 값 측정 결과©Fermilab


이번 연구에서는 실험 2~3번째 해에 확보한 데이터까지 추가로 분석했다. 2년 전보다 5배 많은 400억 개의 뮤온 입자가 투입됐다. 그렇게 얻은 g 값은 2.00233184110으로 측정됐다. 오차는 2021년 실험의 오차와 비슷했다.

2023년 7월 9일 페르미 실험 연구진은 6년의 데이터 수집을 마치고 뮤온 빔을 껐다. 최종적으로 브룩헤이븐 실험보다 21배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다. 앞으로는 3년간 확보한 데이터까지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추가 분석을 거치면 정밀도가 지금보다 2배 더 향상된다. 연구진은 2025년이면 가장 정밀한 g 측정값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장은 2001년 브룩헤이븐 실험에서 뮤온 저장 고리의 정전기적 포커싱 시스템을 총괄한 연구자다. IBS 단장으로 선임된 후에도 페르미 실험에 참여하며 뮤온 저장 고리 내 자기장을 균일하게 하기 위한 장치와 뮤온이 고리를 따라 회전하는 동안 궤도가 옆으로 흔들리는 현상인 CBO 효과를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IBS 홍보팀
권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