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주요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IBS Conferences

장기기억 형성 억제하는 물질 세계 최초로 발견
-치매와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뇌질환 치료에 기여-

우리의 뇌는 매순간을 저장하고 경험이 축적되어 기억으로 형성된다. 하지만 모든 순간들이 뇌에 오래 남는 ‘장기기억’으로 변환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연구진이 장기기억 형성과 관련해 뇌에서 특정 유전자 물질의 억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단기 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뇌에 저장될 때 어떤 유전자가 관여하는지를 밝혀낸 것이다.

1953년, 헨리 몰래이슨이라는 사람이 간질을 치료하고자 뇌의 해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신기하게도 그의 간질 증상은 완화되었지만 기억력에 문제가 생겼다. 하루가 지나면 어제의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기억상실에 걸린 것이다. 해마의 기억에 관한 기능은 이렇게 우연한 외과 수술에 의해 밝혀졌다. 그리고 오랜 기간 우리는 장기기억을 형성하기 위해선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합성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과 서울대 강봉균 교수팀이 밝혀낸 사실은 이와 달랐다. 해마에서 전반적인 단백질 합성 효율이 낮게 유지된다는 특이점을 발견한 것이다. 이는 특정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을 억제하여 장기기억을 형성하는 과정을 겪는다는 뜻이다.

유전자 정보를 갖고 있는 전령 RNA는 정보를 복제하는 전사단계를 거치면서 단백질 형태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RNA 양과 번역의 효율에 따라 세포 기능이 조절된다. 연구진은 이를 관찰하기 위하여 리보솜 프로파일링(Ribosome Profiling, RPF) 기법을 도입하였다. RPF 기법은 수천 개의 유전자들이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정도를 한꺼번에 측정할 수 있는 기법으로 국내 IBS RNA연구단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쥐를 이용하여 특정 장소에서의 전기 자극으로 장소 공포를 경험하게 하였다. 이를 시간대별로 나누었고, 해마의 조직을 추출하였다. 조직에서 RPF를 통해 전령 RNA 양과 번역 효율을 측정하였다. 연구진은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인해 발표된 바 없었던 장기기억 형성과정에 관한 사항을 RPF 기법을 통해 밝혀낸 것이다.


그림 1. 특정장소 공포조건화 학습 후 시간대별로 추출한 생쥐의 해마로부터 RNA분석(RPF 와 RNA-seq)을 수행함.

이번 연구로 밝혀진 사실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 해마에서 단백질 합성이 장기기억 형성 등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해마에서 전체적인 단백질 합성 효율이 낮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학습 후 5~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일부 유전자의 번역 효율이 낮아지면서 단백질 합성이 줄어드는데 그 중에서도 Nrsn1라는 유전자가 ‘장기기억 억제자’ 역할을 함을 밝혀냈다. Nrsn1의 발현량을 인위적으로 높였더니 장기기억 형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억형성 과정에서 에스트로젠수용체(ESR1) 신호 전달이 학습 후에 저하됨을 관찰했다. 이는 ESR1 신호 전달의 억제가 기억 형성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기 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뇌에 저장될 때 어떤 유전자들이 관여하는지를 밝혀내면서 앞으로 치매나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뇌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빛내리 단장은 “장기기억 형서에 연관된 유전자 조절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함으로써 관련 연구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기억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봉균 교수는 “장기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함으로써 기억 관련 뇌질환 치료에 공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림 2. IBS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기억 형성에 연관된 유전자 조절에 관한 데이타데베이스를 제공하여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연구단은 강봉균 교수(서울대) 연구팀과 함께 공동으로 장기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본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10월 2일에 게재되었다. 논문명과 저자 정보는 다음과 같다.
* 논문명 : Multiple Repressive Mechanisms in the Hippocampus During Memory Formation
* 저자 정보: 강봉균 교수(공동교신저자, 서울대, 국가과학자), 유남경 박사후연구원(공동제1저자, 서울대) / 김빛내리 교수(공동교신저자, 서울대, IBS연구단장), 조준 박사후연구원(공동제1저자, IBS연구단, 서울대)

대외협력실 고은경

만족도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담당자
: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