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사용 없이 농작물 유전자 교정 성공 올해 초 미국 FDA는 특별한 감자와 사과의 판매를 승인했다. 상온에 오래 두어도 색이 그대로인 감자와 사과다. 유전자 변형 기술을 이용 산화작용에 인한 갈색화 현상을 제거한 것이다. 이 두 농작물은 즉시 유전자 변형 식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규제 논란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발표 후, 미국에서는 여전히 이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그동안 각국은 ‘DNA’를 기준으로 GMO에 엄격한 규제를 유지했다. 혁명이라 불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방식은 DNA 형태로 식물세포에 도입했기 때문에 DNA 조각이 식물 유전자에 삽입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GMO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교정 방식이 등장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그대로 이용하지만, 외부 DNA를 사용하지 않고 식물 유전체 교정을 하는 방식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자르는 Cas9 단백질과 유전자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가이드 RNA(gRNA)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에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DNA 형태로 식물세포에 전달했다. 그 결과 유전자 교정 식물은 GMO로 간주되었다. 반면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DNA형태가 아닌 Cas9 단백질과 가이드RNA를 섞어 혼합체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식물세포에 적용한 것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기능하는 DNA 방식에 비해 이 방식은 과정이 더욱 까다롭고 어려워 그동안 세계 다수의 연구자들은 DNA 조합 방식을 사용하였다. 그러던 중 IBS 유전체교정연구단(단장 김진수)과 최성화 교수(서울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DNA 사용 없이 농작물에 유전체 교정에 성공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 상추는 식물 호르몬 신호 전달에, 담배는 식물 호르몬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교정했다. 상추는 식물 생장·발달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교정해 스트레스에 강한 성질을 가질 것으로 기대되며 추가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Cas9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사용해 만든 식물체는 외부 유전자가 삽입되지 않을뿐더러 자연적 변이와 구별할 수 없는 작은 변이만을 갖고 있어 외부 유전자가 삽입된 GMO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GMO 규제로 발목이 묶여 있었던 많은 연구들에 새로운 해결방법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DNA를 사용하지 않는 식물 유전체 교정 기술은 종자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능 또는 화학물질을 사용한 기존 육성법은 식물 종자에 무작위적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후 우연히 만들어진 우수 종자를 골라내는 방식이다. 반면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맞춤 교정하므로 빠르고 정확해 농작물 육종 기술의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종자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예상된다. 김진수 단장은 “개발된 기술은 상추와 토마토에 당장 적용할 수 있고, 다른 농작물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세계인의 먹거리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IF 41.51)誌3)에 10월 20일 오전 00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과 농촌진흥청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에서 지원받은 차세대융합기술원 최성화 센터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공동연구로 수행되었다.
대외협력실 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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