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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의 신호를 찾아서

- WIMP의 결정적 증거에 대한 고찰 -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빛나고 있지만 밝은 곳 보다 어두운 곳이 훨씬 많다. 실제로 우주에서 우리가 빛으로 관측할 수 있는 은하나 별은 질량대비 우주 전체의 약 5% 정도에 불과하다. 2013년 NASA의 플랑크 탐사선이 조사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우주의 대부분은 26.8%의 암흑물질과 68.3% 가량의 암흑에너지로 구성된다고 한다.

‘암흑’이란 이론상 무언가 질량과 에너지가 존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관측되지 않는 대상을 말한다. 현재로서는 암흑물질에 대한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여 다양한 가설이 등장하여 경합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소립자가 암흑물질의 정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암흑물질에 대한 여러 가설 중 WIMP(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는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WIMP 가설에 따르면 이 입자들이 매우 드물게 물질 내의 핵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핵과 WIMP 입자가 가까워진 후 튕겨 나가는 에너지를 측정해서 검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론적 예측에 기반을 두고 WIMP의 존재를 규명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실험을 지속해오고 있었으며, 1999년에 이르러서는 DAMA(particle DArk MAtter search with highly radiopure scintillators at Gran Sasso) 그룹이 매우 높은 신뢰도로 WIMP 신호의 결정적 증거를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WIMP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인데, 은하계 내 암흑물질의 배치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WIMP 입자들의 상대속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WIMP 신호가 존재한다면 연간 일정한 패턴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DAMA 그룹은 바로 이러한 ‘연간 변조 신호’를 포착했다고 발표하여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이후 17년이 지나도록 아무도 그와 같은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외의 여러 실험 그룹들에서는 DAMA 그룹의 발표를 부인하는 관측결과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연구결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DAMA 그룹의 결과의 진위 여부를 확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 지하실험 연구단이 DAMA그룹의 관측값을 검증하기 위해 사용한 시뮬레이션의 개요.

최근 더럼 대학(Durham University)의 조너던 데이비스(Jonathan Davis) 박사는 DAMA 그룹이 관측한 연간 변조 현상과 관련하여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데이비스 박사가 낸 의견의 골자는 연간 변조 현상이 암흑물질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위상을 갖고 연간 변조하는 두 성분의 합으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논문에서 데이비스는 두 성분의 실체는 태양 중성미자와 우주선 뮤온에 의해 발생된 중성자라고 설명했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중성미자 선속(flux)은 지구와 태양사이의 거리 변화 때문에, 우주선 뮤온의 선속은 계절에 따른 공기밀도의 변화로 중간자 양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연중 변화를 보인다. 우주선 뮤온이나 중성미자는 지하 깊은 곳의 검출기 주변의 바위와 차폐 물질과의 상호작용으로 중성자를 발생시키는데 이들의 연간 변조는 주기는 같으나 위상에 차이가 있으며, 두 가지 중성자의 변조주기가 합성된 결과가 DAMA의 관측결과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DAMA 그룹은 뮤온과 중성미자로부터 발생되는 중성자들이 그들의 관측결과를 설명할 만큼 충분히 많지 않을 것이라며 데이비스의 견해를 반박했다.

이 논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기 위해 IBS 지하실험 연구단(단장 김영덕)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주선 뮤온에서 실제로 데이비스 박사가 예상한대로 중성자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 중성자로부터 예측된 연간 변조의 양이 실제 관측된 연간 변조량과 유사한지 알아보았다. 연구에 따르면 DAMA그룹에서 사용한 배치가 다른 차폐 배치에 비해 다소 많은 중성자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DAMA 그룹의 실험실이 위치한 그란사소(Gran Sasso)에서 실제로 관측된 뮤온 선속 정보를 활용하여 시뮬레이션한 결과, 예측된 중성자 변조의 양은 DAMA 그룹이 실제로 관측한 연간 변조 진폭의 0.2% 보다 작은 값에 불과했다.
이는 뮤온에서 유도된 중성자로는 DAMA 그룹의 관측결과가 설명될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지하실험 연구단에서는 암흑물질을 찾기 위해 노이즈가 최소화된 미량의 탈륨을 함유한 요오드화 나트륨(NaI(Tl)) 크리스탈을 이용해 KIMS-NaI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실험으로 DAMA 그룹의 관측결과에 대한 논란에 결론을 얻고 암흑물질 연구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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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