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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자폐 발병률이 낮은 원인 찾았다

- 유전적 방어 기작 동물실험으로 규명, 행동차이와 전기생리학적 차이도 분석 -
- 그간 접근이 어려웠던 성별 간 차이 연구 기반 마련 -

자폐증은 대표적인 사회성 발달 장애다. 의사소통 문제, 반복적인 행동, 제한된 관심을 보이는 것이 큰 특징이다. 전 세계 인구의 1%는 자폐증 환자로 알려져 있는데 남성 자폐증 환자가 여성 자폐증 환자보다 4배 이상 많다. 인종, 지역, 의료 수준에 관계없이 나지만 그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성 염색체나 성 호르몬을 원인으로 설명하려 했으나 연구의 진전은 없었다. 대부분 실험도 수컷 생쥐 중심으로 이뤄져 비교 연구에도 한계가 있었다.

우리원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연구팀이 여성의 자폐증 발병률이 더 낮은 원인을 밝혔다. 특정한 유전자의 변이가 도입된 생쥐 실험을 통해 암컷에게만 나타나는 방어 기작을 관찰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행동학적, 전기생리학적, 유전체학적 접근으로 성별 간 차이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자폐증 발병 원인을 밝혀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는 한편 접근이 어려웠던 성별 차이 간 자폐증 연구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 2013년 제안된 여성 방어 효과 가설은 최근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의 비용이 감소하면서 점점 많은 환자들의 유전체 정보가 쌓이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성 방어 효과(Female protective effect) 가설에 주목해 연구를 설계했다. 여성 방어 효과는 남성은 특정 시점에 자폐증이 발병하지만 여성의 경우 훨씬 더 심각한 변이가 축적되어야만 발병하기 때문에 시점 차이가 난다는 내용이다. 여성에게 유전자 차원의 방어 효과가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변이된 CHD8 유전자를 생쥐에게 도입해 실험군을 만들었다. CHD8 유전자 돌연변이는 자폐증 환자 중 단일 유전자로는 가장 많이 나타난다(전체 자폐증 진단 중 0.5% 해당).



▲ 전기생리학적 실험 결과 나타난 성별의 차이

가장 먼저 뉴런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했다. 해마의 피라미드 신경세포의 세포간신호전달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 CHD8 돌연변이 수컷 생쥐는 빈도수와 너비 폭이 모두 감소한데 반해 암컷 돌연변이는 빈도수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른쪽 그래프 위) 해마의 뉴런 세포 바깥에서 일어나는 전기생리적 변화의 발화의 정도(firing)도 측정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 수컷 생쥐에서는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 변화로 흥분성 뉴런의 활성화가 증가되었다. 반면 암컷 돌연변이 생쥐에서는 정상적인 행동이 관찰되었으며 억제성 뉴런의 활성화가 증가되었다.


다음으로 행동 분석 실험에 들어갔다. CHD8 유전자가 변이된 수컷 생쥐는 비교군들과 달리 정상 수치에 벗어난 행동을 보였다. 먼저 연구진은 어미로부터 분리된 새끼 생쥐의 초음파 영역의 울음 빈도를 측정했다. 분리된 지 3일이 지나자 수컷 돌연변이는 다른 생쥐들에 비해 높은 빈도수를 기록했다(위). 청소년기 생쥐 역시 정상 생쥐들과 다른 행동을 보였다. 어미와 떨어져 있자 찾는 행동이 늘어나며 불안감을 나타냈다(가운데). 마지막으로 털 정리 행위(self-grooming)을 관찰한 결과, 수컷 돌연변이는 지속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 연구진이 진행한 행동학적 실험 모식도와 결과 그래프.

이어 RNA 분석을 수행해 성별 간 나타나는 유전체적 차이를 살펴본 결과, 수컷 돌연변이보다 암컷 돌연변이의 뇌에서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암컷 돌연변이가 CHD8 유전자 변이에 대응하는 방어기작으로서 특이적인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킨 결과로 분석되었다. 유전자들은 세포외기질에서 뉴런을 구조적으로 지지하며 기능을 발현하도록 도와주거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들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 RNA-sequencing 결과, 암컷 생쥐에게는 돌연변이에 대응하는 여성 특이적인 유전체적 기작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암컷 돌연변이의 증가된 유전자들은 CHD8의 표적 유전자가 아닌 유전자가 약 60%로 분석되었다.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를 살펴보니(오른쪽) 세포 외부에서 뉴런을 지지하고 세포간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들과 관련된 유전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CHD8 변이로 인한 자폐증 발달을 막는 특이적인 변화가 암컷에게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에 자폐증 환자들에서 관찰된 유전자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수컷 돌연변이 생쥐와 암컷 돌연변이 생쥐는 상반된 양상이 나타났다. 수컷 돌연변이 생쥐에선 CHD8 변이로 인한 유전자들이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무너뜨려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암컷 돌연변이 생쥐에서는 CHD8 변이에 대응해 특이적 유전자들을 발현을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균형 시스템이 지켜져 정상적 행동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 연구진은 CHD8 돌연변이 수컷 생쥐의 유전자 변화가 자폐증 환자의 유전자 변화와 매우 유사함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돌연변이 암컷 생쥐는 분석 결과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자폐증에서 여성의 발병률이 더 낮은 이유를 밝혀냈다는데 의의가 크다. 암수 생쥐에 똑같은 돌연변이를 도입하여 성별의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 변화, 뉴런 활성화 정도, 유전자 발현 결과를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처럼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특이적인 분자 대응은 자폐증 치료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준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은 "우리가 암컷 돌연변이 생쥐에서 관찰한 방어 기작은 자폐증의 발병 원인 규명 및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발견"이라며 "그간 선별적으로 수행되던 성별 간 발병률 차이 연구 분야를 선도할 중요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Nature Neuroscience, IF=19.912, DOI: 10.1038/s41593-018-0208-z)에 8월 14일자(한국시간)에 온라인 게재됐다.


▲ 이번 연구를 이끈 김은준 단장(왼쪽)과 정화진 연구위원(가운데), 박하람 연구원(오른쪽)

IBS 커뮤니케이션팀
고은경

Center for Synaptic Brain Dysfunction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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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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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