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주요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IBS Conferences
2015년 한·미 과학자대회(UKC 2015) 참관기 - “기초과학 힘 얻으려면 응용까지 함께 가야”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2015년 한·미 과학자대회(UKC 2015) 참관기 - “기초과학 힘 얻으려면 응용까지 함께 가야”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5-09-22 조회 4202
첨부 jpg 파일명 : thumb.jpg thumb.jpg

기초과학 힘 얻으려면 응용까지 함께 가야
‘2015년 한·미 과학자대회(UKC 2015)’ 참관기

한·미 과학기술인 1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2015년 한·미 과학자대회(UKC 2015)’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사흘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호텔 하얏트 리젠시에서 열렸다. UKC는 올해가 17회로,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공동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했다. 올해 UKC는 ‘섬김의 마음으로 최고를 추구한다(Pursuing Excellence with a Servant’s Heart)’라는 주제하에 과학기술을 활용해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사례 등이 집중 소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한국 기초과학이 나아갈 길’이란 간담회를 마련해 주목받았다.

“미국에서는 같은 목적 아래 기초과학과 응용과학(기술)은 협력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대립해서는 안 됩니다.”
7월 31일, 미국 애틀랜타 호텔 하얏트 리젠시에서 열린 ‘한국 기초과학이 나아갈 길’ 간담회에 참석한 재미 한인 과학자들은 더 이상 기초과학연구와 응용 기술 개발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IBS가 기초과학 선진국인 미국에서 오랫동안 연구경력을 쌓아온 재미 한인 과학자를 중심으로 연구 수행 선진 사례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에서는 김두철 IBS원장과 김도한 서울대 수학과 교수, 이범훈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미국에서는 김백 에모리대교수, 조한중 조지아텍(에모리대) 바이오엔지니어링학과 교수, 신동문 에모리대 의대 교수, 지청룡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물리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한국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야기는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공동 학과 설립’ 바람이다.
에모리대와 조지아텍은 7년 전, 바이오엔지니어링학과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에모리대 의대의 기초과학 연구와 조지아텍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융합시키겠다는 의지다. 조한중 교수는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처럼 이과대학과 공과대학이 함께 같은 학과를 설립하는 것이 미국의 바이오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최근의 추세”라며 “미국에 있는 110여 개 바이오 메디컬 분야 학과는 물론 중국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학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에모리대와 조지아텍의 바이오엔지니어링학과를 졸업하면 두 대학에서 모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학교의 교수를 선택하면 된다. 조 교수는 “시스템이 전혀 다른 두 학교가 하나의 학과를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구성원들의 의지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북경대까지 가세해 세 학교 졸업장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세 학교에서 기초와 응용을 모두 배운 뒤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찾아 대학원에 진학하면 된다.
생명공학분야에서 이 같은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 이유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신동문 교수는 “신약개발 시 화합물 테스트는 기초연구를 하는 의대가 맞고 공대는 이를 상용화하는 방안을 찾는다”며 “이후 전임상, 임상은 다시 의대가 진행하면서 개발 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김백 교수도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은) 마치 물과 기름 같지만, 둘의 협력 연구는 수많은 ‘병목현상’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여전히 기초과학은 미래창조과학부, 융합기술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기초과학자들은 응용기술 분야에 몸담고 있는 과학자들에게 “돈만 생각한다”고 비난하고, 반대로 응용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기초과학 연구자들을 “돈만 쓰는 집단”이라고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이에 미국 과학자들은 “미국에서는 절대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청룡교수는 “기초과학자들이 튼튼한 이론을 만들어 놓으면 공학자들이 이를 활용하면 된다”며 “현대 산업에서 두 분야의 구분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기초과학 홀대 현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재미 한인 과학자들은 “기초과학 없이는 과학기술의 편의성을 누릴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GPS나 기상예보시스템, 스마트폰 등 모든 과학기술 기기의 출발은 기초과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IBS가 주최한 재미 석학 간담회에는 유영준 기초과학연구원 본부장, 조한중 에모리대 교수,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 원장, 신동문 에모리대 교수, 지청룡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 김백 에모리대 교수, 김도한 서울대 교수, 이범훈 서강대 교수
(위 사진의 왼쪽부터)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이처럼 기초과학 홀대,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의 대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생들에게 ‘문제해결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가지 방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조한중 교수는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 온 뒤 대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동맥경화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오라는 과제를 내줬더니 나노기술, 물리학, 생명공학 등을 모두 감안해 다양한 방법을 찾아온다”며 “기초나 응용의 경계가 없어지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범훈 교수는 “기초과학을 배워 이론을 이해하고 공학이 현장에 적절하게 투입된다면 퍼스트 무버로 나아갈 수 있다”며 “서로 다른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팀이 돼야만 현대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미국 유수 대학에서 훌륭한 성과를 낸 박사들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 과거와 같은 우수한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 원인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대부분 글로벌 네트워킹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국의 폐쇄적인 연구문화가 해외우수 과학자들과의 소통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참석자들은 “아직 한국의 과학계는 ‘쇄국정치’를 원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두철 원장은 “현재 IBS 25개 연구단 중 외국인 단장이 4명인데, 아직 한국은 우리나라 연구비를 왜 외국인에게 줘야 하느냐는 정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조한중 교수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한다면 우수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며 “한국에 있는 연구소도 폐쇄적인 정책보다는 개방된 연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재미 한인 과학자들은 IBS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조한중 교수는 “IBS는 좋은 제도를 갖고 있지만 각각의 단장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다 다를 것”이라며 “하나의 시스템을 모두에게 적용하지 말고 유연하게 적용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백 교수는 “외국과의 공동 연구나, 외국의 우수한 연구능력을 갖고 있는 단장을 데려오는 것도 장려하는 것이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며 “계속해서 연구단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유입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 원호섭 매일경제 기자

만족도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담당자
: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