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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 노벨상급 과학자 1000명 육성,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10년 내 노벨상급 과학자 1000명 육성,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5-11-08 조회 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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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 노벨상급 과학자 1000명 육성,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미래창조사회 구현을 위한 기초연구 발전방안’

‘2025년까지 노벨상 수상이 가능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 1000명 양성.’
정부가 지난 10월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27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보고한 ‘미래창조사회 구현을 위한 기초연구 발전방안’의 핵심 목표다. 기초연구를 통해 세계 1등 기술을 10개 만들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세계를 선도하는 기초연구가 가능하도록 글 지원 체계를 혁신하겠다는 실행계획도 내놨다.

정부의 계획이 발표되자 연구현장의 반응과 평가가 엇갈렸다. 기초연구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불과 10년 만에 노벨상급 과학자 1000명을 양성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추격형 연구에서 선도형 연구로 패러다임 전환

우리나라 기초연구는 1989년 기초연구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지원체계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5개년 단위의 기초연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에는 수월성을 추구하는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설립하는 등 지원을 확대해 왔다.
길지 않은 기초과학 지원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성과도 만들었다. 우선 투자 측면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초연구비 비중이 2008년 25.6%에서 올해 38.1%까지 높아졌다. 2017년 까지 40%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세계 유수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연구 수준도 향상됐다. 전체 SCI 논문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4년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전체 SCI 논문 수는 2008년 3만 4353편에서 2014년에는 5만 1588편으로 증가했다.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셀(Cell)>의 세계 3대 저널에 게재된 논문 수도 18위까지 올라섰다. 3대 저널에 게재된 논문 수는 2008년 25편에서 2014년엔 2배 이상 늘어나 54편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공계 인력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 제27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난 10월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 회의에서 미래 사회에 부합하는 기초과학 연구 발전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문제는 그동안의 기초연구 성과 대부분이 양적 성장에 그친다는 점이다. 논문 수, 특허 수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인용지수 등 질적 지표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유전자가위나 웨어러블 발전소자 등 일부 기초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용화 기술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산업적 성과도 미진하다.
기초연구 성과가 부진한 것은 짧은 기초연구 역사로 인해 선진국에 비해 투자와 지식 축적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기초연구 지원사업에 획일적인 평가지표를 적용하면서 논문 수, 특허 수 등 양적 성과에 치중하는 문제도 있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이번에 기초연구 발전방안을 새로 마련했다. 기초연구 발전방안의 핵심은 선진국 추격형 연구에서 세계 선도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발전방안은 연구자 맞춤형 연구지원체계 확립, 신진 인력 양성, 평가체계 혁신, 과학기술-사회 연계 강화라는 4가지를 제시했다.
연구자 맞춤형 지원체계를 만들기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개인·집단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연구자 중심형’ 기초연구비 비중을 현재 22%에서 2017년 30%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연구비 총액이 정해지면 이를 연구기간으로 나눠 균등 지급하던 단순한 방식을 벗어나 연구비 총액과 연도별 배분을 연구 특성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만든다.
30대 내외의 젊은 선도 기초연구자를 집중 양성하고, 신진연구자의 기본 연구환경에 대한 지원을 현행 3년에서 5년 이상으로 확대한다. 새로운 평가체계를 도입하고, 맞춤형 평가 등 다양한 방식도 도입한다.
주목할 만한 제도 중 하나로 ‘한 우물 파기 연구’지원 강화도 있다. 평생 한 분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거나 발주할 때 학·연 등에 관련된 우리 기초연구자의 참여를 지원키로 했다. 신진인력의 해외교류 확대, 해외 우수인재의 유치 강화, 국제 심층 학술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해외교류 확대도추진한다.

목표 제시보다 실행이 관건

연구현장에서는 기초연구를 강화하는 정부 발전방안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이 가능한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 1000명, 세계 1등 기술 10개라는 목표를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출연연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 과학 정책에서 한동안 구호성 목표가 등장하지 않았는데, 이번 기초연구 발전방안에서 다시 예전처럼 ‘아니면 말고 식’의 목표가 등장해 실망스러웠다”면서 “세계적 수준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정하고, 갑자기 1000명이나 되는 우수한 연구자가 나올 것이라는 것도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 1000명이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을 보면 이해는 된다. 최근 10년간 노벨상 수상자 73명의 연구업적을 분석해보면, 65.8%인 48명이 20~30대에 수행한 연구성과를 통해 상을 받았다. 젊을 때 참신한 연구를 시작하고, 이를 꾸준히 이어나가 노벨상 수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국내에서 새로운 분야 연구를 시작하는 젊은 연구자가 정부 지원과제에 선정되기가 쉽지 않았다. 지원 연구과제 선정 시 과거 실적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젊은 연구자는 중견 연구자와 비교가 되지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신진연구자 지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발전방안에 젊은 과학자 지원제도를 담았다. 미래 기초연구를 이끌어갈 신진연구자가 연구실 구축, 연구비 확보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넥스트 디케이드 100(Next-decade-100)’ 사업을 통해 매년 30대 내외의 젊은 국내외 우수 연구자 100명을 선발해 1인당 5년간 8억 원을 지원한다. 향후 10년간 1000명을 뽑아 총 8,0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연구자들은 목표에 집착하기보다 계획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승환 한국물리학회장(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우수 연구자 1000명 육성이라는 목표보다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다른 조건 없이 노벨상 후보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초연구를 묻어둬야 하는 단계”라며 “그래야 20~30년 후 노벨상을 캐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초연구 지원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는 젊은 연구자와 풀뿌리 기초연구 지원을 꼽았다. 김 학회장은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기본 모드는 고속성장이었고, 그러다 보니 세계적 흐름을 따라잡아야 했다”며 “세계 연구 흐름에 민감하다 보니 활발하게 논문이 많이 나오고, 연구비가 몰리는 분야를 쫓아가는 경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풀뿌리 기초연구를 본격적으로 지원한지 채 10년도 안 되다 보니 학풍을 만드는 부분이 부족했다”면서 “연구자가 연구비를 따러 다닐 필요 없이 한 우물을 팔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10년, 20년이 지나서 초기 연구성과가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 권건호 전자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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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