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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에 헌신·봉사하기 위해 美석좌교수 버렸다"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조국에 헌신·봉사하기 위해 美석좌교수 버렸다"
작성자 전체관리자 등록일 2013-10-01 조회 2736
첨부 jpg 파일명 : 김성기.jpg 김성기.jpg

[인터뷰] 김성기 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장
"개인 생각하면 미국 낫지만 다음 세대 연구토대 다지기 위해 IBS로"


"여건이 되면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때쯤 IBS와 관련해 성균관대 관계자 3분이 찾아왔습니다. 장기적 안목으로 10년간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말을 듣고 쉽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성기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장을 만나기 위해 21일 수원에 위치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를 찾았다. 1983년 유학 후 30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김 단장은 서슴없이 "조국과 과학계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IBS 연구단장에 선임되면 2년 내에 완전 귀국해야 한다. '석좌교수를 포기했다'는 말에 그가 건넨 명함에 다시금 눈길이 쏠렸다.

피츠버그대 방사선학부 명함에는 '폴 로터버(Paul C. Lauterbur) 석좌교수'라고 또렷이 새겨 있었다. 폴 로터버는 현대식 MRI를 개발한 공로로 2003년 노벨상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2007년 그가 세상을 떠나자 모교인 피츠버그대는 로터버의 이름을 딴 석좌교수직을 만들었고, 그 자리를 김성기 단장이 맡았던 것. 국내에서는 김성기단장에 대해 상세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제 학계에서는 이미 그 명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MRI 분야 최고 명예마저 던져버린 김 단장이 IBS 연구단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더욱 궁금해졌다.

"나 개인을 위해서는 미국에 남는 것이 맞습니다. 미국 대부분의 연구중심대학은 뇌과학 연구를 활발히 지원하고, 연구제반 시설도 뛰어난 편입니다. 더불어 오바마 대통령이 올 초 '뇌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뇌과학 연구에 참여할 기회도 더욱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차세대 노벨상을 거론하면서도 정작 젊은 연구자들 환경은 열악하다고 들었습니다. IBS를 통해 다음 세대를 키우고 더불어 제대로 된 연구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가 소개한 것처럼 미국은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이 '뇌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첫 해에 1억 달러(약 1200억 원) 투자를 선언했고, 이에 앞선 1월 유럽연합(EU) 역시 '인간 뇌 프로젝트'를 인류 미래를 바꿀 주력산업으로 선정하고 향후 10년간 11억9000만유로(약 1조7000억 원) 투자를 발표했다. 일본과 중국 역시 뇌 연구 분야 선점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드는 등 '뇌 전쟁'이라 할 만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1998년 '뇌 연구 촉진법'이 만들어지면서 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현재 대구에 한국뇌연구원이 건설 중이다. 더불어 IBS 내에서도 19개 연구단 중 3개(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가 뇌 관련 연구 분야다.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의 구성과 연구과제, 향후 운영계획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선 연구단은 5개 연구그룹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뇌이미징과 생물물리학으로 구성되는 1그룹과 계산뇌과학을 다루는 2그룹은 방법론적 연구를 담당한다. 3그룹은 신경세포와 혈류간 상관 기전 연구를 통해 혈류와 뇌기능과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4그룹과 5그룹은 원숭이와 사람을 대상으로 각각의 뇌인지 연구를 진행한다. 또한 연구단은 이들 5개 연구그룹의 성과를 토대로 행동과 뇌기능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성균관대가 약속한 전용 연구시설이 2015년 1월 준공되는 만큼, 2014년 6월까지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구단 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동물연구용 9.4T(테슬라Tesla: 자장의 단위로 숫자가 높을수록 영상 선명도가 높아짐) MRI와 15T MRI, 인체연구용 3T MRI와 7T MRI는 이미 주문해놓은 상태다.

보다 구체적인 연구단 운영방침을 묻자 김성기 단장은 과학자의 역할과 평소 연구 신념을 이야기했다.

그는 "많은 연구 특히 기업이 아닌 국가 단위의 연구는 세금으로 진행된다. 과학자는 의문을 쫓아 답을 얻으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무엇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면서 "IBS 내 뇌과학 분야인 신희섭 단장님의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과 김은준 단장님의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과의 협동을 통해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내놓고 싶다. 특히 한국 내에서는 영장류를 이용한 연구가 드문 만큼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어 "다양성과 창의성을 최우선으로 따진다. 때문에 미국에서 운영하는 내 연구실에서도 학생과 연구자가 스스로 과제를 찾아서 푸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나는 단지 연구 방향성만을 제시한다"고 소개하고 "학회에 참석해도 연구 프로젝트 관리와 트렌드만 잡을 뿐 연구실 내 연구에 도입하지 않는다"면서 ▲완전히 새로운(Unique) 것 ▲모방한다면 관련 분야 모범 교과서 수준으로 만들 것 등을 연구원칙으로 제시했다.

더불어 국내 대학의 교수평가제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평가가 지나치게 정량화돼 있어 오히려 질 저하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김성기 단장은 "연구자는 그 분야가 각자 다르므로 학술지의 Impact Factor나 논문 수와 같은 정량적 기준으로 연구업적을 평가하기 보단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정성적으로 우수한 내용에 의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연구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지 논문 개수와 어디에 게재되었는지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평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당장 결과를 내려면 보여줄 수 있는 연구밖에 할 수 없다"면서 "IBS 목적이 뭐냐? 세계적인 센터를 꿈꾼다면 국제적 기준에 맞춰야 한다. 따라서 학교와 교수 평가 프로세스에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김성기 단장은 경북대 졸업 후 1983년 아내 유학에 동행 차 미국으로 건너갔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워싱턴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NMR(핵자기공명기)를 다뤘다. 1992년 미네소타대 연구교수 시절 오가와 교수의 '감각기관 자극에 따른 고유 신호의 변화-MRI를 활용한 뇌기능 맵핑(Intrinsic Signal Changes Accompanying Sensory Stimulation: Functional Brain Mapping with Magnetic Resonance Imaging)' 논문 공동저자로 참여해 MRI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다. 2002년부터 피츠버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가 2013년 4월 IBS 3차 연구단장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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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