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안나푸르나 등정을 위한 베이스캠프, ABC' = '세계 최고 연구를 위한 기초과학캠프, IB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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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외협력실 | 등록일 | 2013-01-21 | 조회 | 49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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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등정을 위한 베이스캠프, ABC' = '세계 최고 연구를 위한 기초과학캠프, IBS'- IBS 박수동 대장(?)과 고영욱 대원의 안나푸르나 ABC 트레킹 - "나마스떼(nameste)!" 네팔에서 트레킹을 하다보면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트레커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주고받는 말이다. '안녕하세요' 또는 '감사합니다'라는 간단한 인사말로 알았는데,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정확한 의미는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인사드립니다'라는 아주 정중한 표현으로 인도와 네팔에서 같은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나마스떼 !"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이전 직장 등산동아리의 2010년 송년 모임에서 우연히 "다음에는 히말라야 원정등반 갑시다!"라고 가볍게 던진 말이 씨가 돼 2012년 12월 21일 전 직장동료를 포함하여 총 11명이 네팔 카트만두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유명한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그 중에서도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트레킹 여행을 10박 11일 동안 떠나게 된 것이다. 주위에서 '왜 갑자기 가느냐', '가정이 있는 사람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남겨두고 무슨 용기(?)로 가느냐' 등등 걱정 어린 말들이 많았지만, 현재 IBS 등산동아리 회장으로서, 전 직장 등산동아리의 총무로서 주위에 광고를 너무 많이 한 관계로 트레킹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약 7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1인당 GDP 642달러(2010년/2011년 회계연도 기준)가 말해주듯 카트만두 시내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일으키는 먼지와 매연으로 가득했고, 거리 곳곳은 마치 쓰레기장을 연상케 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빼면 우리나라의 1970년대 서울 모습과 닮았다고 할까? 그 당시 시골에서 태어난 나로서는 상상만 할 수밖에 없었다. 거리는 지저분했지만, 역시나 사람 사는 곳이라서 그런지 사람들 얼굴엔 생동감은 넘쳐났고, 왠지 모를 평온함이 느껴졌다. 카트만두 위도는 27.7도로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낮 기온은 섭씨 15도를 웃돌아 봄 날씨처럼 포근했으나, 밤 기온은 0도 정도로 쌀쌀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서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쌍발 비행기를 타고 네팔의 제2의 도시이자 최고의 휴양도시인 포카라(호수라는 뜻)로 30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몇 분이 지났을까, 주변 승객들이 웅성거리기는 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탑승객들이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창밖을 내려다보니 히말라야의 고봉들이 바로 눈 아래로 펼쳐지고 있었다. 히말라야에는 8000m 이상의 고봉이 14개 있다고 하며 6000m 정도의 봉우리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 한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인 점을 감안하면 히말라야의 높이와 히말라야가 왜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비행기 바로 아래로 6000m 이상의 수많은 봉우리들이 연출하는 모습은 그야 말로 장관이었다. 놀라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비행기는 어느 덧 활주로에 내려앉았고, 저 멀리 물고기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마차푸차례(영어로 Fish Tail) 봉우리(6997m)가 보였다. 오고 가는 날을 빼면 실제 트레킹은 8박 9일 동안 진행됐다. 이번 트레킹의 최종 목표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로 약 해발 4200m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6일 동안 올라가고 3일 동안 내려오는 일정으로 올라가고 내려가길 수없이 반복해야만 했다. ABC에 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인데, 우리는 나야푸르(1070m)에서 시작하여 고라파니(2860m)를 거쳐 푼힐(3193m)에서 히말라야의 전경을 감상하고, 다시 쿨디가(2540m)까지 내려간 뒤 데우랄리(3200m), MBC(3700m), 그리고 ABC까지(4230m)까지 올라가는 아주 다이나믹한 코스를 선택했다. 하루 8시간 이상을 걷는 강행군. 하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안나푸르나의 모습은 우리가 그곳에서 걷는 이유를 한 번 더 상기시켜주었다. 우리는 마치 무엇에 홀린 듯이 걷고 또 걸었다. 하지만 낮에는 기온이 20℃까지 상승해 한국의 초여름을 방불케 하다가 밤이 되면 영하 10℃이하로 떨어지는 등, 하루 동안에도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변화무쌍한 날씨는 배낭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특히 계절이 계절인지라, 오후 5시만 돼도 해는 자취를 감추고 일정 내내 우리는 길고 긴 히말라야의 밤을 약간의 맥주로 달랜 뒤 두터운 오리털 침낭도 부족해 따뜻한 물을 채운 물통을 끌어안아야만 잠에 들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푼힐 전망대에서 평생 잊지 못할 일출을 감상한 우리는 히말라야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이곳을 뒤로 하고, 굳이 가혹조건 하에서 ABC까지 올라가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수도 없이 품었다. 하지만, 안나푸르나 제1봉을 눈앞에 직접 맞이했던 그 순간 그 모든 의문이 말끔히 사라졌다. 비록 전문산악인들에게는 등반의 시작점에 불과한 해발 4200m 언저리의 산 중턱이지만, 자연의 장엄함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고 우리가 안나푸르나 바로 아래에 있다는 사실 자체도 감동이었다. ABC에 도착한 후 일행은 베이스캠프에서 10분여 떨어진 故박영석 대장의 추모비를 방문해 묵념을 통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ABC에서 여섯 번째 기나긴 밤을 보낸 뒤 ABC를 뒤로 하고 2박 3일간 하염없이 내려오다 보니 어느 덧 트레킹을 시작한 바로 그곳에 이르렀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서기초과학연구원이 설립된 지 어느 덧 1년 2개월이 지났다. 올해 기초과학연구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베이스캠프를 튼튼하게 구축하여 국내·외 우수 과학자들이 찾아올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기초과학연구원 베이스캠프를 찾아온 많은 과학자들이 베이스캠프를 딛고 보다 높은 곳에 전진기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들이 언젠가는 정상에 도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나마스떼 !!! * 안나푸르나 트레킹 문의: IBS 연구평가팀장 박수동 (042-878-8105, triznik@ibs.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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