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주요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IBS Conferences

포기는 없다. 눈앞 문제부터 해결해 살아남으라. 마션(The Martian, 2015)

- 과학자가 추천하는 영화, 마션(The Martian) -


▲ 영화 마션은 한 과학자가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모든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생존하는 우주판 로빈슨 크루소다.

나 홀로 화성에 남았다. 갑자기 불어 닥친 모래 폭풍에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가까스로 살아남았더니, 나만 빼고 동료들 모두가 지구를 향해 떠나버렸다. 내가 죽은 줄 알고 포기한 사람들에게 내 존재를 알려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이용해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바로 이곳 화성에서.

영화 ‘인터스텔라’로 천체 물리 열풍이 한동안 불더니, 2015년에는 화성 생존기가 우리의 과학적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영화 속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해 하루 하루 살아가는 모습은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영화 ‘마션(The Martian)’은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원작은 영화 개봉 전부터 탄탄한 과학적 검증으로 호평을 받았다. ‘생존 전문 배우’ 맷 데이먼이 열연한 마션은 원작 소설의 감동을 스크린 위에 생생히 재현해냈고, 관객들은 그가 마침내 지구 귀환에 성공하자 환호를 질렀다.

주인공의 번뜩이는 과학적 재치와 과감성이 부러워

포스텍 내에 자리 잡은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에서 만난 송하영 연구원은 영화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과학적 재치와 응용력을 극찬했다. 특히 주인공이 감자를 재배하기 위해 하이드라진(Hydrazine)을 이용해 물을 만드는 장면을 최고로 꼽았다. 하이드라진은 로켓 연료로 사용되는 액체 화학물질로, 화학식은 N2H4다. 영화에서 마크 와트니는 전이금속인 이리듐 촉매 위로 하이드라진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수소와 질소의 결합을 끊는다. 이렇게 분리된 수소를 태워 물을 얻어낸 것이다.

“알고 보니 마크 와트니가 사용한 방법은 실제로 하이드라진 로켓추진제의 작동방식이더군요. 원작 소설에도 나오지만, 사실 이 방법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폭발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은 물론 독성이 강한 하이드라진에 중독되어 사망할 수도 있죠. 그러나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실행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어요.”

송 연구원은 주인공이 화성의 밤 추위를 이겨내는 장면 역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화성에 도착하자마자 묻어버렸던 플루토늄 원자력 전지를 다시 꺼내 금박으로 감싼 후, 로버(rover, 행성 탐사선으로 일종의 이동 차량)에 두고 여기서 발생하는 열로 추위를 이겨낸다. 송 연구원 자신은 방사능 피폭이 두려워 절대 그런 모험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했다.

“가끔 방사능을 이용한 실험을 하기 때문에 관련 주의 사항을 교육받고 있습니다. 교육 내용을 생각해 보니 주인공이 정말 저렇게 해도 되는지 걱정됐어요. 역시 저는 소심한 성격 탓에 화성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을 거에요. 하하하.”

만약 화성에서 돌아온 마크 와트니에게 수업을 받는다면 송 연구원은 “건강은 어떠십니까?”를 제일 먼저 묻고 싶다고 한다. 독성 강한 하이드라진과 방사능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분명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란 추측 때문이다.


▲ 송 연구원은 하이드라진과 플루토늄 등을 사용하는 마크 와트니의 과감성에 경의를 표했다.

패스파인더를 이용해 지구와 통신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고 한다. 마크 와트니는 먼저 임무를 끝낸 무인탐사선 ‘마스 패스파인더’를 땅 속에서 꺼낸다. 그리고 지구에 ‘YES’와 ‘NO’ 의사표시를 전달한다. 이 방법을 발전시켜 아스키코드를 이용한 16진법 통신으로 지구에 있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며 농담 따먹기도 한다. 이 통신 체계는 NASA가 와트니 구출작전을 세우게 된 계기가 된다.

화성에서 살아나가는 과정 전부가 실제 과학 연구와 비슷해


▲ 현재 분자 디자인을 연구 중인 송 연구원은 영화 속 마크 와트니처럼 가장 당면한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는 연구 방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이은성 연구위원 연구실에서 카벤(Carbene)을 연구하고 있다. 카벤이라는 물질은 일반적인 탄소원자들과 달리 두 개의 결합만을 갖고 있는 불안정한 탄소기반 화학물질로, 탄소 원자 주변 환경에 따라 성질이 바뀐다. 물질 주변 환경을 바꾸거나 구조를 바꾸면 금속과 같은 성질을 발현하기도 한다. 송 연구원은 지난 해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된, N-헤테로고리 카벤을 이용한 일산화질소 포집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송 연구원은 주인공의 생존 방식이 실제 과학 연구와 많은 부분 닮았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당면한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자신이 연구하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당면한 과제부터 최선을 다해 풀어나가기 시작하면 결국 어디로든 가게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멀리 내다보고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수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대가가 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송 연구원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자신의 연구관을 정립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분자 디자인과 관련된 연구도 이러한 철학을 가지고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나가고자 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성질을 갖는 분자를 디자인하고 합성하는 일이 재밌습니다. 주변 구조를 조금만 바꿔줘도 크게 성질이 달라지는 카벤이 흥미롭습니다. 중금속 촉매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카벤을 촉매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과학영화 즐겨봐

마션과 같은 과학영화는 일반 대중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을 심어 줄 수 있다. 반면 과학적 오류가 있는 경우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송 연구원은 과학영화라면 오히려 오류가 있어야 대중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영화 제작자는 영화 속 핵심 장치들을 충실하게 검증하되 가끔은 극적인 연출을 위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과학 원리를 찾아보면서 토론하는 과정에서 대중들의 과학적 소양이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논란거리를 조금씩 남겨 두어야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평소 과학관련 서적을 탐독한다는 송 연구원. 어렸을 때 과학 잡지와 과학 만화를 좋아해 즐겨 보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갖고 있던 과학에 대한 흥미가 유지돼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과학 대중화에 관심이 많다. 최근 팟캐스트나 영화의 유명세를 통해 재조명되거나 새롭게 발간되는 다양한 서적 덕에 일반인들이 과학적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 연구원은 영화의 원작인 소설 마션을 꼭 읽어보길 추천했다. 영화 속에서 이해되지 않는 과학적 현상도 책에는 충실하게 나와 있어 극한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서 살아남은 마크 와트니의 생존기가 과학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크 와트니의 번뜩이는 과학적 재치와 과감한 결단력이 부럽다는 송 연구원. 마션을 통해 받은 자극으로 그가 영화 속 마크 와트니처럼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과학자로 발전해 가길 기대한다.

마션(the Martian, 2015)

포스터

감독: 리들리 스콧

주연: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마이클 페나, 세바스찬 스탠

줄거리: 포기란 없다! 반드시 지구로 돌아갈 것이다!
NASA 아레스 3 탐사대는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던 중 예기치 못한 모래폭풍을 만난다. 팀원들은 모래 폭풍에 휘말린 팀원 마크 와트니가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그를 남겨둔 채 화성을 떠난다.
극적으로 생존한 마크 와트니는 기발한 재치를 발휘해 남은 식량으로 화성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려 노력한다. 마침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지구에 알리게 된 마크 와트니.
NASA는 총력을 기울여 마크 와트니 구조작전에 나서고, 아레스 3 탐사대 또한 그를 구출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을 찾게 되는데……
전 세계가 바라는 마크 와트니의 지구 귀환! 그는 과연 살아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카드뉴스 보기

만족도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담당자
: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