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닥친 기후 재앙··· 북극빙하가 사라진다
#기후학자 잭 홀 박사는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조만간 지구 기후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을 감지하고 국제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돼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빙하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황당한 이야기로 치부된다. 그러나 해수 온도가 13도 가까이 떨어지고 전 세계가 순식간에 얼음으로 뒤덮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한 재난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2004)의 내용이다. TV에서 연휴가 되면 단골로 틀어주는 영화라서 안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의문을 갖는다. “ 지구온난화는 ” 실제로 '기후변화 의심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겨울만 되면 지구온난화를 조롱하느라 바쁘다. 올해 1월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전역에 엄청난 폭설과 기록적 한파가 닥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조심하고 집안에 있도록 하라. 미국 많은 지역이 엄청난 폭설과 기록적 한파에 고통받고 있다. 엄청나다. 지금 당장 구닥다리 지구온난화를 조금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평소 '지구온난화는 미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음모'라거나 '연구비를 받아내려는 과학자들의 사기'라고 주장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라고 비꼰 것이다. 실제로 2017년 6월에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도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2018년 11월에는 13개 연방기관으로 구성된 조사팀이 기후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타격과 인적 피해 등을 경고한 기후변화 보고서까지도 '믿을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라며 묵살해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재미있는 점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폭염과 홍수, 폭우로 시달리는 여름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기후와 날씨는 엄연히 다른 개념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겨울이 돼 혹한이 찾아오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엄연히 다른 개념인 기후(climate)와 날씨(weather)를 헷갈리기 때문이다. 이는 기후와 날씨(기상)을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1월 말 '2018 지구기후특성에 대한 잠정 보고서'를 내놓고 2015~2018년까지 4년 동안 지구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10월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보다 1도 가량 높아 역대 4번째로 더운 한 해로 나타났다. “ 지구온도 상승 2도 이하로 막아도 북극빙하 사라져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 일부에서는 '이미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비관론까지 내놓고 있다.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할 때는 과거 대기, 해양, 빙하 등 주요요소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방대한 양의 수식을 바탕으로 한 물리적 이해를 토대로 한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40여 개 이상의 기후 모형들이 활용되는데 이들은 서로 다르게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있다. “ 북극 지역의 온도 상승이 가장 가파르다고?급격한 산업화가 이뤄진 지난 1세게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꾸준히 상승해 왔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한대지역으로 알려진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등 북극해를 둘러싼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뜨거워진 것이다. 북극 지역 온난화가 급속하게 증가한 현상을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 열을 가둬 지표면의 온도 상승을 유발시키는데 이것은 북극지역에서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눈과 빙하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온도 상승으로 사라질 경우 햇빛이 그대로 토양과 해수표면에 도달해 온난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극지방은 지표면 대기와 상층부 대기 사이에 열에너지 교환이 적어 냉각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극증폭을 유발시킨다는 것인데 특히 표면반사율 하락이 그 핵심이다. 2000년 들어서면서 온실가스가 열대와 중위도 지역 온도를 상승시키고 멕시코 만류와 북대서양 해류가 따뜻한 바닷물을 북극해까지 운반해 북극 근처 해빙을 녹인다는 '원거리 메커니즘'이 제시됐다.
연구팀은 표면 반사율 감소, 대기 순환, 열대 및 중위도 지역의 온난화, 해류 변화 등 북극권 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인을 변수로 해 1951~2017년에 걸친 장기간의 기후 변화를 모의실험했다. 북극 증폭은 북극 주변 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기후와 온난화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실제로 북극 지역 바깥쪽의 지구 온난화 현상은 해양의 온도를 증가시켜 따뜻해진 열을 지구 곳곳으로 보내고 이로 인한 북극 지역 빙하의 감소는 지구 전체 해수면 상승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이 때문에 기후학자들은 이 연구가 극지방 빙하와 생태계가 지구 온난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지구온난화는 엄연한 과학적 사실
지구온난화는 이처럼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과학적 사실이다. 4개장 33쪽으로 구성된 이번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도 온난화가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 산호의 99%가 소멸할 뿐만 아니라 10만 5000종의 생물의 상당수가 멸종될 가능성이 커진다. 생물종의 절반 이상 사라지는 절반 멸종률의 경우 2도 상승의 경우 곤충의 18%, 식물 16%, 척추동물 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5도 상승의 경우는 이보다 절반이나 3분의 1 수준인 곤충 6%, 식물 8%, 척추동물 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바닷속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해양 산성화로 인해 어업 및 양식업의 생산량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2도는 1.5도와 비교해 도시 열섬을 비롯해 여름철 폭염 가능성을 높이고 말라리아, 뎅기열 등 감염성 질병의 확산지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가져올 미래는 예측불가하다. 영화 '투모로우'에서처럼 전 세계가 얼음으로 뒤덮이게 될지, 아니면 '인터스텔라'에서 나온 것처럼 전 세계가 사막화돼 모래바람에 시달리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명확한 것은 인간이 가속화시키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진행될 경우 인류는 물론 생물의 대멸종을 불러일으키고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처럼 불모의 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기후변화 문제를 정부나 과학자에게 맡겨두거나 다른 나라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 없다. 각자 개개인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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