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형광 분자 결합쌍으로 퇴행성 뇌질환 비밀 푼다"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분자 결합 이용해 세포 자가포식 실시간 관찰 성공"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예술의 한 흐름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지만, 생활 속에서는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거나 최소한의 아이템으로 사는 방식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몸의 세포도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세포는 영양이 부족해지면, 세포 내의 소기관들 중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것들을 분해해 없애거나 재활용해서 쓴다. 이러한 세포의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그럴싸해 보이는 수준을 넘어선다. 세포의 생존과 닿아있기 때문이다. 세포가 불필요한 소기관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현상을 자가포식(Autophagy)이라 한다. 자가포식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세포는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어 죽게 된다. 특히 뇌 세포에서의 자가포식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이 깊다. 에너지를 다량 소모하는 뇌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이 고장 난 채 적절하게 분해되지 않으면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자가포식을 세포 내에서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자가포식은 리소좀과 같이 분해 효소를 지닌 소기관과 분해될 다른 소기관이 만나 이루어진다. 기존 연구에서는 자가포식에 관여하는 두 세포 소기관을 관찰하기 위해 형광 단백질을 주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자가포식 과정 중 분해 효소로 인해 형광 단백질이 함께 분해되는 탓에 자가포식 현상을 안정적으로 관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김기문 단장 ‧ 박경민 연구위원) 연구진은 강력한 형광 분자 결합쌍인 쿠커비투릴(Cucurbit[7]uril-Cyanine 3, CB[7]-Cy3) 분자와 아다만탄아민(Adamatylamine-Cyanine 5, AdA-Cy5) 분자의 특이적 결합1) 원리를 이용, 자가포식이 일어나는 세포 소기관의 움직임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자가포식 과정에서 함께 사라지는 형광 단백질과 달리, 연구진이 개발한 형광 분자 결합쌍으로는 세포 소기관 각각의 움직임 뿐 아니라 두 소기관의 융합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세포 내에서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의 자가 포식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의 강력한 분자 결합을 이용했다. 먼저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를 관찰할 수 있도록 각각에 형광 분자를 붙이고, 쿠커비투릴은 세포 내 리소좀을, 아다만탄아민은 미토콘드리아를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가포식하는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가 융합 시에도 형광이 나타나도록 고안했다. 두 소기관이 융합할 때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가 결합하는데, 이들에 붙은 두 형광 분자가 가까워지면서 일어나는 에너지 전이로 인해 형광이 나타나는 원리다.
실험 결과,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형광 분자 수용액을 세포에 처리하면 쿠커비투릴은 리소좀을, 아다만탄아민은 미토콘드리아를 인지해 서로 다른 색의 형광을 띠는 것으로 관찰됐다. 때문에 두 세포 소기관 각각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가 자가포식을 위해 융합하면 에너지 전이로 인한 형광으로 이들 두 소기관의 융합과정 또한 관찰할 수 있었다. 즉, 세포 자가포식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김기문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은“형광 분자 결합쌍을 이용한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복잡한 세포 기작을 보다 세심히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이미징 기술을 신경세포에 적용한다면, 퇴행성 신경질환의 세포 자가포식 현상을 보다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향후 암, 감염병, 노화 등의 치료와 신약 개발 연구 분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일 응용화학회지(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IF 11.994) 온라인판에 독일시간으로 지난 1월 25일에 게재됐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1)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형광 분자 결합쌍 : 쿠커비투릴은 속이 빈 호박 모양을 하고 있는 나노사이즈의 화합물로써, 페로센 혹은 아다만탄아민이라 불리는 화합물과 주인-손님 상호작용이라 불리는 강력한 결합을 한다. 이 결합력은 매우 강력해서, 결합력은 자연계에서 가장 강한 결합쌍인 스트렙타아비딘-바이오틴 결합력의 이상임을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에서 밝혀낸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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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 for Self-assembly and Complexity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Publication Reposi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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