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심장의 심방 발달에 중요한 인자, Angpt1 역할 밝혀Angpt1 인자 발현 억제되면 심방 형성 시 심장교양질의 과도한 축적으로 이어져 흔히 본인이 갖는 담대함의 크기를 알려면 주먹을 쥐어 보라고들 한다. 우리 심장은 가슴 왼쪽 전방에 위치해 있는데 그 크기가 주먹만 하다. 생각보다 작다 생각이 들겠지만 심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바쁘고 역동적인 장기다. 끊임없는 근육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액을 전신에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생명 유지의 첨병이자 전신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무한동력 펌프와 같다. 포유류의 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구성되어 있다. 심방은 심장으로 들어온 혈액을 받아 심실로 전달하고 심실은 심장 밖으로 혈액을 내보낸다. 심장의 구조는 배아 시기에 형성되는데 엄청나게 복잡하고 정교한 신호전달체계와 분자간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심장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자 수준의 아주 미세한 이상도 선천성 심장 기형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심장 발달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은 형태발생학 측면에서 학문적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이론적 토대가 된다. IBS 혈관 연구단(단장 고규영) 연구진이 생쥐 배아를 이용해 심장의 발달, 그 중에서도 특히 심방 형태의 발달을 조절하는 기전을 새로이 제시했다. 연구진은 혈관의 발달과 성숙에 중요한 인자로 알려진 Angiopoietin-1 (이하 Angpt1)이 심방의 형태 발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 그림 1. Angpt1 인자 발현을 형광단백질을 이용해 관찰한 사진이다. 수정 후 9.5일의 배아에서 심장 특이적으로 Angpt1 인자 발현이 관찰된다(좌). 심방(A)의 심근에서 Angpt1 인자의 발현이 시작되고, 뒤이어 심실(V)의 섬유주에 발현이 관찰됨을 볼 수 있다(우). 포유류의 심장은 배아 발달 단계에 형성되는데 그간 심실 발달을 조절하는 중요 인자들에 관한 연구는 많이 이뤄졌으나 심방 형성에 대한 조절 메커니즘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비했다. IBS 연구진은 발생 초기 생쥐 배아의 심장에서 Angpt1 인자가 특이적으로 발현되며, 심방의 심근에서 가장 먼저 발현되기 시작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심근에서 발현되는 Angpt1 역할을 규명하고자 Angpt1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 결과, 심방 형태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음을 확인했다. Angpt1 발현이 억제된 배아의 심방은 정상 상태에 비해 심근벽이 두껍고 심방 사이의 중격의 발달이 불분명했다. 정맥과 심방 사이의 혈류를 조절하는 판막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Angpt1 인자의 발현 억제가 심방 형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후 연구진은 Angpt1 인자 발현이 차단된 배아의 심장에 심장교양질(cardiac jelly)이 과도하게 축적된다는 데 집중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심장교양질은 심근 조직과 심내막 조직 사이에 존재해 두 조직간 신호 전달을 매개하고 심근세포 분열을 조절한다. 심장교양질은 발달 초기에 심장에 분포하다 단백질 생산이 감소되고 점차 분해되면서 정맥 판막, 심방중격, 심실 섬유주 주변에만 존재한다. 연구진은 Angpt1이 제대로 생산되지 않는 생쥐 배아의 심장에서는 ADAMTS (A Disintegrin And Metallopeptidase with ThromboSpondin motif) 단백분해효소의 발현이 떨어진다는 걸 발견했다. ADAMTS 단백분해효소는 심장교양질 내 세포외기질 단백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결국 Angpt1 인자 발현이 저해되면 ADAMTS 단백분해효소 발현 저하로 이어져 심장교양질이 제때 분해되지 못한 채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심근세포 증식이 적절히 조절되지 못해 심장 형태 발생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ADAMTS 단백분해효소에 의한 심장교양질의 분해는 심근의 발달과 심장 판막의 형성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조절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를 설계한 김균후 연구위원은 “심근 조직에서 분비되는 Angpt1 인자가 심내막 조직에 분포하는 Tie2 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시키면 ADAMTS 단백분해효소의 발현이 촉진된다”며 “이에 따른 심장교양질의 분포 조절이 발생 초기의 심방 형태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임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심장의 형태 발생 과정 중 심장교양질 분포의 중요성과 그 조절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심장 발달 및 선천성 심장 기형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ngpt1 인자가 심내막세포 혹은 혈관내피세포 주변의 세포외기질의 분해를 통해 미세 환경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균후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이와 같은 기전이 심장 외 다른 장기의 발달과 항상성 유지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셀 리포트(Cell Reports, IF 8.282, DOI: 10.1016/j.celrep.2018.04.080.)에 한국시간으로 5월 23일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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