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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운 바이러스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법··· 팬데믹에 맞서는 몸 속 세계를 탐구하다
작성자 전체관리자 등록일 2024-12-30 조회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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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바이러스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법··· 팬데믹에 맞서는 몸 속 세계를 탐구하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등장한 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백신이 개발되며 우리의 일상은 2년여 만에 되돌아왔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모습을 바꿔가며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 내에서도 BA.1, BA.2에서 BA.4, BA.5, XBB 계열, JN.1을 거쳐서 최근에는 KP.3까지 다양한 하위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면역체계에서 바이러스의 정보를 기억하고 있다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맞서 대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연구센터에서 나왔다. 우리 몸도 바이러스 만큼이나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는 오미크론 돌파감염 시 형성된 기억 T세포가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주에도 강한 면역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돌파감염이란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가 생성 됐음에도 감염되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진은 BA.2 돌파감염을 겪은 사람들의 면역세포를 분리해 관찰했다. 그 결과 돌파감염을 겪은 기억 T세포의 경우 BA.2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나타난 BA.4, BA.5 변이 바이러스에도 강한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하지만 처음 만난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강한 면역반응을 보인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정민경 연구위원은 “바이러스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면역 체계도 점차 빨라지는 바이러스의 변이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에게 이번 연구의 의미와 점차 빠른 주기로 우리를 찾아오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맞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면역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연구조교수로 재직하다 2021년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로 자리를 옮겨 바이러스 면역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BS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감염 질병의 면역 연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감염병과 인류는 끊임없는 전쟁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이 직접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분야 중 하나가 감염병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감염병 연구에 대한 매력을 느껴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세균,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서의 T세포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며 IBS에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가 설립됐습니다. 이에 연구소 초기 멤버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엔데믹 상황에도 계속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나 바이러스 감염 시 체내 면역 시스템의 변화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이전까지는 우리가 매우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의 위협에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과학 기반의 연구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일종의 합의가 생기게 됐죠. 이런 공통된 문제 의식 아래 다음 팬데믹 대응을 위해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가 국가 전략 연구거점으로 개소하게 되었습니다.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는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내 하나의 센터입니다. 우리 연구진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과 바이러스 질환의 면역 병리 기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정 연구위원님의 대표 연구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오미크론 돌파감염이 빠르게 전파되면서 ‘물백신’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모두의 궁금증은 “정말 백신이 효능이 없느냐” 하는 것이었죠. 저를 포함한 연구자들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접종 시 오미크론 감염을 피하지는 못하더라도, 중증진행은 막을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이후 오미크론 변이주가 등장하고 돌파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다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초기형 오미크론 변이에 돌파감염을 겪은 사람들은 다음 변이에 어떤 면역 반응을 가지게 될까?” 이 답을 찾기 위해 초기형 오미크론에 돌파감염된 사람들의 면역세포를 분리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기억 T세포가 이후 등장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도 강한 면역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죠.

백신 접종 시 유발되는 면역은 크게 중화항체와 기억 T세포가 있습니다. 중화항체는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 자체를 막아줄 수 있기 때문에 그간 대부분의 면역 연구는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중화항체에 집중돼 있었는데요. 저희는 이 관심을 기억 T세포로 옮긴 것입니다. 기억 T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아줍니다.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그때그때 제가 궁금하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과학적으로 답을 제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는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다양한 궁금증들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제기됐죠.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시작한 연구였습니다. 실험을 통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형 오미크론 돌파감염을 경험하면 추후 새롭게 출현하는 유사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중증 질환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 결과가 발표된 시점 이후에도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주가 계속 출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큰 연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백신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백신을 개발할 때 현재 유행하는 우세 변이주와 변이가 진행되는 계통 간의 유사성을 찾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면, 그 다음 변이주에 대해서도 기억 T세포가 방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연구를 진행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이번 연구는 세포주나 동물 실험이 아닌 실제 사람 혈액 검체를 이용해 실험을 해야 했습니다. 혈액 내에 있는 면역세포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하는 것인데요. 전국 각지의 대학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많은 환자와 의료진의 혈액을 전달받고,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해야 했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 보니 이 부분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동료 연구자들과 연수 학생들 모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많은 연구자들의 땀과 노고로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연구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에 여러 번 노출된 상황에서의 면역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3회 정도 접종했고, 돌파감염 경험을 했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인 3년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이 많았던 것이죠. 이를 통해 면역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T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 개발 연구, 현재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대한 체내 면역반응 등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그 기간 우리가 경험한 것들이 향후 어떤 파급 효과를 불러올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향후 몇 년간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모든 연구 자원을 활용하는 연구에 집중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학의 성과는 과학자들만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코로나19 이후에 또 언제 팬데믹이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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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