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우리에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더 잘 알려진 병리학적 증상입니다. 드라마에서 자폐증을 갖고 있는 우영우가 음식의 식감에 예민해 김밥만 먹는 모습이 자주 묘사됐는데요. 실제로 자폐를 가지면 특정 촉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전측대상회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과 뇌 연결성전측대상회피질은 감정, 인지,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고통의 인식과 처리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대뇌피질의 가운데에 위치하며 뇌의 다른 영역과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뇌는 다양한 영역 간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게 합니다. 전반적인 신경학적 건강은 신경망이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지에 달려있습니다. 뇌 연결성의 이상은 임상적으로 신경발달 장애, 인지 저하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2.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연구의 필요성자폐증은 36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뇌 발달장애로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결여, 반복 행동 등을 보인다. 자폐증의 또 다른 주요 증상은 감각 이상인데 감각 과민의 경우 일상생활 속 소리나 빛, 촉각 등에 과도하게 반응해 환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환자의 90%에서 관찰될 정도로 흔하지만 감각 과민의 원인과 메커니즘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3. 자폐스펙트럼장애, 일상의 작은 자극에도 괴로운 이유우리 연구진은 먼저 시냅스 유전자 중 하나인 ‘Grin2b’ 유전자가 결손된 자폐가 유발된 생쥐에서 자폐와 유사한 감각 과민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Grin2b 결손은 자폐스펙트럼장애뿐만 아니라 발달 지연, 강박 장애 등 다양한 뇌질환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이 Grin2b 결손 자폐모델 생쥐에 기계적・전기적 자극과 열 자극을 가해 반응을 분석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감각 자극에 대한 회피성이 높아지고 과민하게 반응했습니다. 한편, 유전자 변이가 척수와 말초에만 존재하는 경우 감각 과민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를 통해 뇌를 중심으로 한 기전이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감각 자극에 비정상적으로 과민하게 반응하는 뇌 영역을 확인하고자 특정 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을 시각화할 수 있는 c-fos 이미징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이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을 이용하여 신경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뇌 영역 간 연결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여러 뇌 영역 중 특히 고차원 인지 기능과 관련 있는 전측대회상피질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전측대회상피질의 과활성으로 신경세포에서 흥분성 신경전달이 증가됐으며 전측대회상피질과 다른 뇌 영역 간 과도한 연결성을 초래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전측대회상피질 신경세포의 과활성을 화학유전학적 방법으로 억제했을 때 전측대회상피질의 과활성화는 물론 감각 과민도 정상화됐습니다. 이는 전측대회상피질의 과활성화가 자폐에서 나타나는 감각 과민의 주요 원인임을 시사합니다. 4. 향후 연구계획고차원적인 뇌 영역과 다른 뇌 영역의 과연결성이 감각과민 현상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기전을 분석하고, 고차원적인 뇌 영역의 활성을 조절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또한, 다른 자폐증 유전자 모델에서도 고차원적인 뇌 영역의 활성이 감각이상 현상과 관련 있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림] 전대상회피질 활성 억제를 통한 감각과민 회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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